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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Aug 08. 2023

화가 나면 어떻게?



화가 나면 어떻게?     



화가 나는 것과 화를 표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모두가 화가 나는 대로 표출한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끔찍해질 것이다.

이미 자신의 분노와 화를 불특정 다수에게 내는 사람으로 인해 온 나라가 혼란스럽다.          



50년을 넘게 살면서 화가 난 적은 많지만, 남에게 심하게 화를 못 내봤다.

화를 내면 시원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마음 추스르는 것이 힘들다.          



물론 절대 화가 나지 않거나 무슨 성인군자여서 화를 안 낸 것이 아니다.

화를 내고 나면 스스로 마음이 더 힘드니 차라리 화가 나면 일단 가능하면 말을 안 한다.

그리고 화라는 감정을 담지 않고 표현할 수 있을 깨까지 기다리는 편이다.          

큰 소리와 화를 내는 상황이 싫다 보니 쉽게 큰 고리를 내거나 화를 내는 사람을 만나고 상대하는 것도 힘들다.

그래서 나름의 강한 주장이나 생각이 있지만 생각이 다른 사람이 주장이 강하면 부딪히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런 성향 때문에 주장이 강하고 큰 고리 내는 사람에게 손해를 보는 듯한 생각도 든다.

하지만 길게 보면 쉽게 화를 내는 사람은 모래 위에 건축한 사람처럼 이룬 것이 허물어지기도 쉽다.          



화가 나는 가장 큰 이유는 '나는 맞는데 너는 틀렸다.'라는 마음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우리가 절대로 타협해서는 안 되는 진리의 문제도 분명 있다.

그런 것이 아니라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 생각할 때 '화'가 생각보다 빨리 '이해'로 바뀔 수 있다.

누군가에 대해 화를 내며 대하는 것과 이해하며 대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또한 자녀나 부부간에 화가 나는 이유는 서로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가 날 때 나는 상대방에게 충분한 기대에 부응했는지를 돌아보면 별로 화낼 이유가 없어진다.          


요즘은 화를 참기보다 예전보다 화가 덜 나는 것 같다.

첫째는 내가 화를 낼 대상보다 별로 잘난 것이 없기 때문이고, 

또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대상에게 나도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화를 내는 상대방의 입장도 생각해 보려 노력하면서 내 반응을 한 템포만 늦춰도 조금은 이해하는 마음으로 차분하게 대할 수 있다.          



예전에는 윗사람이나 상사는 윽박지르고 화를 낼 권리가 있는 것처럼 여겼지만 이제는 세상이 그렇지 않다.

결국 함부로 말하고 화를 쉽게 내는 사람은 결국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화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결국 화산처럼 에너지를 쌓았다가 폭발시킬 가능성이 높다.

화를 내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화가 날 때 일단 템포를 늦추고 상대에 대해 이해해 보려고 하는 것이다.

화가 누그러지고 나면 될 대로 되라는 감정이 누그러지고 화를 낸 이후의 파장도 생각하게 된다.

이 파장을 아예 생각할 수 없는 사람은 이미 양심이 화인 맞았거나 이성이 마비된 사람일 것이다.          



묻지 마 범죄가 넘쳐나는 사회가 되었다.

누군가를 향한 분노와 화를 제어하지 못하고 폭발하는 것이 너무도 안타깝다.

하지만 화를 나보다 약한 누구에게 쏟아내는 것도 결국 서로를 향한 범죄의 출발이다.          



오늘도 내가 만난 모든 사람에게 화가 아닌 웃음과 위로와 배려로 다가가는 하루가 되면 좋겠다.

그래서 하루를 마무리할 때 나 자신에게도 화가 나지 않고 평안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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