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2시반 평소와 마찬가지로 학교 간 딸 아이를 데리러 집을 나섰다. 학교 후문 앞에서 딸 아이를 기다리는데, 딸 아이와 자주 어울리는 친구들 3명이 먼저 나왔다. 딸 아이가 함께 안 나온 것을 의아해 하며 딸 아이를 기다렸다. 친구들이 나와 다들 집에 간 후 딸 아이가 나왔다.
딸 아이의 가방을 대신 들어주고 집으로 가면서 왜 혼자 늦게 나왔냐고 물으니 도서관에 갔다가 나오느라 늦었다고 했다. 그래서 평소엔 친한 친구들이랑 같이 도서관에 갔다 같이 나오는데, 오늘은 왜 안 그랬냐고 물으니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친한 친구 2명이 자기와 안 논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우는 딸 아이를 달래며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지만, 별일 없었는데 친구들이 그런 말을 했다며 서운해했다. 집에 가는 길에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사준 후 집에 돌아와 비타민과 간식을 챙겨준 후 와이프한테 카톡으로 딸 아이의 일을 전했다. 직접 전화를 한 와이프가 딸 아이를 잘 달랜 후 친구들 엄마들에게 물어보겠다고 했다.
퇴근 후 딸 아이의 학원으로 데리러 온 와이프로부터 오늘 딸 아이에게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알게 됐다. 친구 한명의 경우 친구가 딸 아이의 발을 밟아 사과를 했는데, 딸 아이가 사과를 받아주지 않아 놀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친구 한명을 딸 아이에게 안 놀겠다고 말한 게 아니라 오늘 숙제가 많아 못 논다는 것을 안 놀겠다고 잘못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친구들에게 안 논다는 말을 안 쓰기는 것으로 규칙을 정했다고 했다. 그리고 딸 아이에겐 친구의 사과는 받아줘야 한다며, 내일 친구에게 사과를 안 받아줘서 미안하다고 꼭 말하라고 했다.
다음날 딸 아이는 다시 친한 친구들과 손을 잡고 하교했다. 친구에게 사과를 했고, 다시 친하게 지내기로 했다는 말에 딸 아이를 칭찬을 해줬다.
딸 아이가 커가면서 교육 뿐 아니라 친구들과의 관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됐다. 부모가 직접 개입할 순 없어도 친구들 부모들과 이야기하며 아이들의 관계 형성에 도움을 줘야 한다.
아이가 어렸을 땐 초등학교만 들어가면 손이 덜 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신경써야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여전히 나에게 육아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