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스케치
오랜만에 전철을 타고 송탄역에 들렸습니다.
평택에서 일을 하고 있는 막내 동생을 오랜만에 만나 함께 식사나 할까 하고 만나는 곳을 송탄역으로 했습니다.
송탄역 5번 출구로 나와서 조금 걸으면 "평택 국제 중앙시장"이란 곳이 나옵니다.
용산 미군부대 주력이 옮겨간 "험프리스 기지"가 아니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오산 공군기지라고도 하는
예전부터 있었던 미군부대 정문 인근에 있는 시장으로, '미스진햄버거' 본점과 송탄 부대찌개가 탄생한 곳이지요
주말 오후여서인지 한국 사람보다 외국사람들이 더 많은 시장 골목들을 늙은 남자 둘이 거닐며 늦은 점심을 미국식 'Pizza Pub'에 들어가 느끼한 피자와 콜라로 배를 채웠습니다.
동생이 혼자는 이런데 안 온다며 함께 먹자고 잡았는데 음... 저는 개인적으로 아볼로 피자가 더 맛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드는 느끼한 미쿡식 피자였습니다 ㅎㅎ
그렇게 피자로 늦은 점심을 먹고 시장과 인근 동네들을 거닐며 여유 있게 구경하며 송탄의 봄을 구경하고 다녔습니다.
'평택 국제 중앙시장'을 잠시 벗어나 인근 '신장근린공원'에 어슬렁 거리며 갔더니, 넓은 공원에 사람들은 별로 없고 한가한 벤치에 미국인 부부가 영화에서 보던 피크닉 가방에 점심을 싸와서 함께 다정하게 먹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 인근을 조금만 벗어나도 도시들의 공원들도 많고 아이들이 놀만한 놀이터도 크지만 정작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은 몇 보이지 않는 쓸쓸함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걷다가 보니 송탄시내버스 터미널이었던 곳을 지나게 되었는데, 1층 화장실만 덩그러니 남아 있고 모든 건물이 폐쇄되어 있었습니다.
화장실 입구에 "똥 싸면 절대 안 됨!"이라고 써 있는 문구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ㅋㅋㅋ
송탄만 해도... 서울에서 1시간도 채 안 되는 곳인데, 요즘 뉴스에서 삼성전자 평택 건설이 축소되고 있다는 내용 때문인지 여기저기 한 동짜리 오피스텔이 두서없이 서 있고, '임대 급구'라는 문구가 많이도 붙어 있었습니다.
음... 약간 우울한 내용들을 좀 적기는 했지만, 이렇게 동생과 오랜만에 노닥거리며 낯선 곳에서 산책하며 어슬렁 거리는 오후가 나름 제게는 릴랙스가 된 거 같습니다.
'평택 국제 중앙시장'에 놀러 오실 때는 굳이 차로 오지 마시고 지하철 송탄역으로 오시는 거 추천합니다.
'평택 국제 중앙시장'을 따라 색다른 상점들을 구경하시면서 오산공군기지 정문까지 어슬렁 가시면서 다양한 맛집 중에서 하나 골라 맛있게 드시고 '신장근린공원' 들려서 느긋하게 한 바퀴 둘러보시고 반대쪽으로 해서 다시 역 쪽으로 걸어오시면 '송탄시장'이란 곳도 크고 간식이 많으니 여기도 구경하시고 "똥 싸지 마시오!"라 붙여 둔 옛 시외버스 터미널을 거쳐 송탄역으로 되돌아오면 하루 즐거운 여정이 될 거 같아요. ^^
이상 따뜻한 봄에 느긋하게 느끼고 누렸던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