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중소기업 기획부서
(어느 날 간부 회의 중에서...)
"이번에 시장에 새롭게 나온 이 제품(또는 서비스)들의 시장 파급력은 어떻게 될 거 같나요?"
"우리 제품(서비스)과 경쟁제품들의 차이점에 대해서 누가 정리해 줄래요?"
"우리가 도전할만한 정부과제(또는 정부자금) 뭐 없을까요?"
"투자나 외부 자금을 끌어들일 방안이 뭐 없을까요?"
...
여러분, 위의 회의 중에 나온 내용에 공통점이 혹 보이실까요?
대기업이나 규모가 있는 중견기업이라면 각기 담당부서가 있을만한 일입니다만, 대다수의 중소기업에선 딱히 고정 담당자가 없을 거 같은 업무라는 공통점이 있는 업무들입니다.
이런 업무가 회의 중에, 기업 경영 중에 수시로, 갑자기 생겨나기도 한답니다.
그러면... "기획ㅇㅇ"이나 "전략ㅇㅇ" 등이 붙어 있는 부서 간부는 무심코 '어? 으... 나한테(또는 우리 부서에) 오겠네...'라고 속으로 생각하게 된답니다. 그리고 그건 현실이 되지요 ^^
최근 9년여 동안 3개 중소기업에서 "전략"과 "기획"업무를 담당했던 거 같아요.
원래 Role은 회사의 새로운 기회창출을 위한 전략수립과 관련된 후속 사업기획을 하는 역할입니다만, 회사 내 딱히 어떤 특정부서가 맡기 애매하면서도 업무 난이도가 있는 업무들이 생기면 슬금슬금 제게 넘겨져 오게 되더군요 ^^;
물론 제 책임도 큰 지분이 있습니다.
이왕 중소기업이고 인원도 제한적이고 하니, 니꺼 내꺼 할거 없이 열심히 해서 회사가 잘 되도록 하자 마인드로 열심히 회의 때 아이디어를 내고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을 하다 보니, "그래? 그럼 네가 해보세요"라고 제게 툭 던져질 때가 많았습니다.ㅋㅋㅋ
솔직히 젊었을 때 제가 한참 에너지가 많았을 때 쳐내던 업무들이 이것보단 더 심했어서... '이 정도라면' 해서 하나 둘 받았던 건데... 일정 시간이 지나니 애매한 업무 또는 중요하고 급한데 좀 애매한 업무들이 생기면 다른 부서에서는 제 쪽에서 받겠거려니 하고 제게 슬쩍 넘기는 경우들도 생기고 있는데, 다 제 오지랖이려니 하고 소화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선 받아서 후다닥 쳐내며 살고 있습니다(그리고 돌아보니... 이런 제 스타일이 역으로 제가 현역으로 분야를 다양하게 바꿔가면서도 즐겁게 오래 일할 수 있는 기반이 된 거 같아서... 쪼금 몸은 피곤하지만, 그래도 감사하며 으쌰으쌰 하며 살고 있습니다 ^^)
부자도 가난한 이도 삼시 세끼 먹고 사는 건 밥상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비슷하듯이,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그 정도와 내용의 차이는 있겠지만, 필요한 내용들과 거기에 따른 역할들은 큰 틀에서는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대기업은 사람도 많고 이런 다양한 일들을 수행해 오며 정리된 개인과 팀과 회사의 노하우라 할 수 있는 것들이 많고, 많은 부분 그런 것들이 문서나 매뉴얼로 정리되어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런 부분이 없다 보니 특정인의 역량과 스타일에 좌지우지된다는 차이가 있다 하겠습니다.
암튼... 이렇다 보니 중소기업에서 '기획'과 '전략'이라는 타이틀로 일하다 보면 불필요한 오해를 사곤 하는데, 우선은 흔히 회사에서 "기획팀" 또는 "전략팀"을 향해 구성원들에게 받게 되는 몇 가지 오해를 먼저 다음 회차에 몇 번에 나눠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여러분 중소기업 기획팀, 생각을 바꿔보면 몸은 좀 고단해도 재미있는 것들이 제법 많습니다!!!
해볼 수 있는 것들도 많고,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많답니다 ^^
특히 청년 여러분, 모든 중소기업이 그렇진 않겠지만 괜찮은 회사들도 많고 오히려 빨리 성장할 수 있는 도약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답니다!
요번 브런치에는... 차근차근 그런 것들도 천천히 다뤄보도록 해볼게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