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레터] 26년 1월호
안녕하세요 여러분,
무슨 메일일까 싶겠지만 이미 열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저는 작년에 첫 팀장을 맡은 이후로 매월 1편씩 팀원들에게 이렇게 편지(?)를 써서 보내드렸어요.
팀장이었지만 팀 관리보다는 일에 매몰될 것이 뻔히 보였기에, 한 달에 하루, 1시간 내외의 짧은 시간에 메일을 쓰며 그 시간만이라도 팀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자는 저만의 방파제 기능을 잘 해주었던 것 같아요.
연말 팀 레터를 썼던 순간을 돌아보며 짧은 소회를 남긴 적이 있었는데,
작년까지는 저만의 방파제, 팀원들에게 전하는 저의 반성과 시행착오가 주제였다면
올해는 '팀존감'을 우리가 한 달에 한 번 상기하게되는 역할을 해주길 바래봅니다. *최근에 구독하고 있는 브런치 작가님이 개인의 관점에서 자존감이 있다면, 팀의 관점에서는 '팀존감'이 있다는 표현이 인상적이어서 가져와봤어요.
(습관화된 한 달에 한 번 편지쓰기를 유지하고 싶은 개인의 욕심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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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있는 한아름 아파트는 제 본가 아파트 이름이에요 ㅋㅋ
이름 자체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제가 기차역에서 본가를 가기위해 종종 택시를 타곤하는데 2번 정도 기사님께서 목적지를 잘못 알아들으시고 다른 곳에 내려다주신 경험이 있어요.
1. '갑자기 마트로?'
2번의 경험이 모두 어플로 택시를 부른 것이 아니라 길에 대기하고 있는 택시를 바로 탔을 때 있던 일인데,
기사님께서 한아름 아파트로 가달라는 말을 하이마트로 잘못 들으시고 하이마트에 내려주신 재밌었던 경험이 있었어요.
집에서 그렇게 멀지도 않았고 그 상황이 그냥 웃기기도 해서 다시 택시를 타고 가지 않고 하이마트에서 집까지 걸어갔습니다.
마트가 집에서 애매한 거리긴 해서 한 번도 그곳에서 집으로 걸어가 본 경험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그 길을 걸을 때 또 다른 샛길도 있고, 어떤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지 등 평생을 산 동네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어요.
2. '같은 아파트, 다른 동네'
또다른 경험은, 대전에 다른 동네의 한아름 아파트로 데려다 주신 적이 있었어요.
그 날에 처음으로 대전에 같은 이름의 아파트가 있다는 걸 알았던 것 같아요.
이 날은 택시에서 내내 휴대폰을 하느라 창 밖의 풍경을 보지 않고 있어서 중간에 다른 곳을 가고 있다는 것을 아예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기사님과의 실랑이 끝에 택시비를 절반만 내고 다시 목적지로 갔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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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명확하게 목적지를 이야기했다고 생각했지만 전달이 여러가지 상황과 맥락으로 와전될 때가 종종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사업적인 측면에서 발생할 때가 있고, 팀장과 팀원,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도 여러번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택시기사님과 저 중에 누가 더 잘못했고, 과실을 따지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처음부터 부정확한 정보를 말한 사람, 잘못 이해한 사람, 중간에 점검을 하지 않는 사람, 본인의 잘못은 없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은 우리가 회사에서 일할 때 생각보다 자주 마주하는 상황입니다.
모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기 싫어서 평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1월은 원온원, 킥오프, CIC 워크숍 등에서 각자의 각오와 목표에 대해서 듣기도 하고, 말하기도 하면서
서로가 목적지를 공유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각자의 맥락과 상황 속에서 목적지에 대한 해석은 천차만별이기에 우리는 앞으로 우리가 원했던 목적지에 가지 못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택시처럼 3~40분만에 도착하는 것도 아니고 12개월이 걸리니까요 ㅠ
매년 1월은 늘 그런 달인 것 같아요.
목표를 정하고 기대 속에 시작하는 달.
우리에게 주어진 목표, 함께 만든 목표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전혀 다른 목적지를 가더라도 우리가 어떤 경험을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변수가 많고, 중간에 끼인 경우가 많은 업종이다보니 매번 사건사고, 이슈, 갑질에 초연해지라는 충고를 종종 듣습니다.
그게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이슈에만 초연하려고 하기 때문이고, 목표 자체에 초연하지 못해서 라고 생각합니다.
1월은 목표를 세우되, 그 목표에 초연한 자세도 갖추는 달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모범택시는 아닐지라도 부르면 빠르게 오고, 정확하게 내려주는 콜택시 정도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