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랄라세션, 이승윤, 이정효, 김풍

[팀 레터] 26년 3월호

by 한형규

이 중에 아시는 사람이 각자 몇 명이나 있을지 모르겠네요 ㅎㅎ

예전에, 최근에 유튜브를 보면서 제가 인상깊게 본 인물들인데요.


그래도 나름 우리는 세대가 비슷하니까 공감대가 있는 인물들이라고 생각해요.

관심분야가 다르면 모를 수 있겠지만...!


1. 슈퍼스타K의 울랄라세션


기억하세요 다들? 그래도 우린 슈퍼스타 K를 보면서 학창시절을 보낸 세대인데, 모든 시즌을 통틀어서 왕중왕전을 해도 상위권에 위치할 가수일 것 같아요.

4명으로 구성된 팀이다보니 오디션을 진행할 때마다 노래를 부르는 건지, 뮤지컬을 하는건지, 연극을 하는건지 헷갈리게 할 정도로 다양한 노래를 몰입감 있는 무대 구성으로 편곡하여 부르는 모습이 지금도 떠오르네요.


2. 싱어게인의 이승윤


이 프로그램을 안보신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장르가 30호'(이 프로그램은 본명이 아니라 지원번호로 공개함)라는 명언을 나오게 한 가수입니다.


남성 싱어송라이터임에도 오디션 경쟁곡으로 선택하는 노래가 박진영의 허니, 이효리의 치티치티뱅뱅, BTS의 소우주 등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절대 선택 안 할 것 같은(못하는 거에 더 가까울 듯..) 노래들만 골라서 이 노래가 댄스곡인지, 락인지, 힙합인지, 발라드인지 정말 장르를 형용할 수 없게끔 매력적인 노래들을 불렀던 가수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인물입니다 ㅎㅎ 유튜브로 위 무대들과 심사위원들의 반응, 댓글도 한 번 봐주시면 재밌을 거에요 ㅎㅎ


3. K리그2(2부 리그) 수원 FC의 이정효 감독


당시 2부리그에 있었던 광주 FC를 자신만의 전술로 우승시킨 후 1부 리그 상위권에 안착시킨 축구 감독이에요.

축구 경기가 끝나고 나서 우리 팀 선수가 욕을 먹을 것 같을 때는 기자회견 장에서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얘기한다거나, 상대 팀을 공격하는 발언을 직접 하면서, 화살을 본인에게 돌리는 리더십으로도 유명하기도 하고, 실력과 리더십으로 차기 국가대표 감독이 되거나, 해외 팀을 맡을 수 있겠다라는 평가와 인식이 지배적일 때 또 2부 리그 팀을 1부 리그로 승격시키기 위해 2부 리그로 가는 선택을 하는 아주 한국 축구에 열풍을 몰고 있는 인물이에요. (아시겠지만 축구는 감독이 지도하는 팀이 어디냐에 따라서 그들의 몸 값(?)이 정해짐에도..)


4. 냉장고를 부탁해의 김풍 요리사? 웹툰 작가?


흑백요리사가 흥하고 나서 다시 냉장고를 부탁해 프로그램이 시작했더라구요. 예전에 시즌 1이 방영되던 당시 최현석 셰프, 이연복 셰프 등 화려한 요리와 스킬들을 가진 미슐랭 셰프, 오너 셰프들이 많이 주목받았지만 셰프도 아니고 식당도 운영한 적 없는 김풍이라는 웹툰 작가가 요리사 라인업에 같이 이름을 올리고 동등하게 경쟁을 했었어요.


셰프들마다 양식/중식/한식/일식 등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기지를 발휘할 때 김풍 님(정체성을 모르겠어요 저도) 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비주얼의 틀을 깨는 요리들을 해왔습니다(똥 모양 음식, 애벌레 모양 음식 등...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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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공통점은 이들이 몸 담고 있는 산업이나, 출연했던 프로그램이 확실하게 승패가 갈리는 환경이었으나,

대중들은 이들에게 승패, 성공, 결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그들의 선택을 궁금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엔 누가 이길까? 가 아니라 어떤 무대를 보여줄까?

이번엔 누가 이길까? 가 아니라 어떤 노래를 고를까?

이번엔 누가 이길까? 가 아니라 어떤 경기를 할까?

이번엔 누가 이길까? 가 아니라 어떤 요리를 만들까?


승패, 성공, 결과를 떠나서 그들의 과정과 결정이 오로지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고, 각 업계의 반향을 관찰하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이들은 기존의 규칙과 관행과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주었고, 그런 모습들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 것 같아요. 그렇다고 그들이 기존 방식을 역행하거나, 이탈하였는가? 는 또 아닌 거 같아요.

그냥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진행했을 뿐, 기존의 규칙과 관행을 무너뜨릴 의지를 가지고 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점점 우리도 우리만의 방식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작게는 아침에 각자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부터, 각자의 자리에서 그냥 웃고 떠들고, 편하게 질문하고 대답하고,

팀 차원이 아니라 개별로 생각해도 각자만의 업무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고 있거나 더 확고해지는 시기를 지나고 있는 우리는 소중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는 적당히 어리고, 적당히 성숙하고(적당히 미성숙하기도 하고), 적당히 경험해보았습니다.

적당하다는 말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종종 애매함으로 치환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울랄라세션, 이승윤, 이정효, 김풍 역시 대중들에게 나타나기 전에는 '실력은 있는 것 같은데, 뭔가 좀' 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들 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철학과 색깔을 보여주려고 한 것도 아니고, 반항아처럼 틀을 깨려고 한 것도 아니고, 그냥 각자만의 방식을 꾸준히 해온게 전부였습니다.


혹자는 시대를 잘 만나서 떴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고, 오히려 시대를 잘못 만나서 더 뜨지 못했다 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그때 당시의 상황에 영향을 받았다기 보다는 그들의 행동 자체가 영향력이 있었다는 걸 반증하는 것 같아요.


어떤 틀 안에서 잘 하는 건 결국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승윤 가수의 노래 심사평 중 인상적인 멘트가 있었어요.

"목소리가 특이해서 특정 장르를 이끄는 트렌드세터가 되는 경우는 많은데, 그 사람의 정체성과 고민에 기반한 시도가 특이해서 새로운 장르 자체를 개척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가 사업을 운영하면서 '이건 좀 어렵지 않을까?' 라는 생각보다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먼저드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모든 면에서 뛰어나고, 경험이 있어서가 아니라 적당하거나 애매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적당하거나 혹은 애매한 우리가 회사에서 제일 큰 사업을 이끌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더 재밌게 해봐요!

(개인적으로 리더십에 여러분들과 함께 팀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을 때 경력과 연차로 조금 애매하지 않은지 우려했던 목소리들이 떠오르면서 더 즐겁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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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들이 창업을 했으면 어떤 모습일까? 가 궁금해지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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