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과 안타를 맞아야 좋은 투수

[팀 레터] 25년 5월호

by 한형규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번 달에 B(팀원)는 동료분들과 야구장을 다녀오기도 했고, 저 개인적으로 야구를 좋아해서 이번 팀 레터는 야구 용어와 관련된 내용을 적어보았어요.


제목에 적어둔 것처럼 '홈런과 안타를 맞아야 좋은 투수' 가 야구장에 있을까요?

투수라면 타자를 상대로 삼진을 잡거나 무실점 피칭을 해서 이닝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좋은 투수의 자질인데 말이죠!


학창시절부터 본격적인 체육 활동을 하기전에 준비운동이나 국민체조를 하곤 했었는데요, 프로야구선수들도 마찬가지에요.


경기가 진행되는 야구장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불펜(투수들의 워밍업 공간)' 이라는 곳에서, 그리고 경기 시작전 '베팅 케이지(타자들의 타격 연습 공간)' 라는 곳에서 우리 팀의 투수와 타자들의 준비운동을 위해 투수들의 연습 공을 받아주고, 타자들의 베팅볼을 던져주는 보이지 않는 언성히어로가 있어요.


"불펜 포수: 우리 팀 투수와 타자들의 워밍업을 위해 공을 던지기도 하고, 받기도 하며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는 역할. 가장 일찍 출근하여 가장 늦게 퇴근하는 언성히어로"

*제목에는 투수로 적었지만 공식적인 명칭은 포수로 구분되어요 ㅎㅎ


이들은 실제 경기에 드러나지 않아요. 투수 마운드에 서는 일도 없고, 타석에 서는 일도 없습니다.

투수 마운드에 서는 사람들이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타석에 서는 사람들이 홈런과 안타를 칠 수 있도록,


우리팀 선수들의 날을 세워주는 역할을 해요.

날을 세워주기 위해 공을 던질 땐 전력을 다해서 던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타자들이 치기 쉽도록 적당한 속도로(실제 경기보다 훨씬 느린) 던져주고,

공을 받을 때는 투수들의 공이 좋지 않을 때도 실제 마운드에서는 자신감을 가지고 던질 수 있도록 오히려 연신 감탄사를 크게 연발하여 기를 살려주는 역할을 해요.


팬들의 환호성을 들을 일이 없는 그들이지만, 그들은 우리 팀 선수들이 마운드와 타석에서 좋은 성과를 낼 때 보람을 느끼는 구성원들이에요.

설령 선수들의 성과가 그들의 노고가 아닌 선수 자체의 실력이 좋아서라고 언론과 미디어에서 못알아봐주는 한이 있더라도요.(실제 선수 실력이 더 큰 영향을 주긴 하겠지만요 ㅎ)


1년에 몇 개 나오지 않는 그들을 조명한 기사 2건도 함께 전달드려요.

KT 우승 마운드의 든든한 조력자

KBO No.1 불펜포수 권누리, 25번째 태극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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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에서는 팀장으로, 업게에서는 액셀러레이터로 불펜포수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종종 생각해보곤해요.

팀의 성과와 화합을 위해서 여러분들의 날을 세워주어야 하고, 때로는 스타트업의 성공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원하기도 하지요.


여러분들의 무대가 마운드일지, 타석일지 혹은 여러분들의 성과가 무엇인지는 저는 아직은 잘 모르지만

팀이 함께 날을 세울 수 있도록 때로는 여러분들의 능력과 무관하게 기를 살려주기도 해야하며, 주인공이 되기보다는 주인공으로 만드는 역할을 해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 중이에요.

쉽지만은 않고, 갈팡질팡 할 때가 솔직히 더 많은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같이 일할 때 즐겁습니다:)

어찌되었건 우리는 역할이 달라도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깐요!


야구가 주제였으니 최근에 들었던 제가 좋아하는 롯데 자이언츠의 주장인 전준우 선수의 인터뷰 문구로 마무리 할게요!

"어떤 선수가 실책을 하고 싶어서 하겠나, 최선을 다하려다가 하는 것이다. 실수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뒤의 마음을 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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