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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계절

봄이었나, 벌써 여름인가~~

by simple Rain

며칠 전까지만 해도 스웨터를 입고 아침 공기를 맞았던 것 같은데, 어느새 얇은 옷도 덥게 느껴지는 날씨가 되었습니다.

시간은 조용히, 그러나 쉼 없이 흘러갑니다.

꽃이 피고 진 자리에 푸른 잎이 무성해졌고,

바람은 어느새 싱그러운 봄의 살랑임을 지나 더운 여름의 숨결로 바뀌었습니다.

누가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계절은 그렇게 성큼 다가와 있었습니다.

올해 봄은 어떤 냄새였는지, 어떤 색깔이었는지

아직 마음속에 다 새기지도 못했는데

시간은 또 다음 계절을 내밀고 있습니다.

그 빠름이 야속하기도 하고, 그만큼 내가 더 소중하게 시간을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감정이 자주 밀려옵니다.

하루하루가 특별하지는 않지만,

어제의 평범한 하루가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기에 그런가 봅니다.

그래서 오늘의 햇살이, 오늘의 바람이, 오늘 함께한 사람들의 얼굴이 괜히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계절,

짧게 스쳐가는 듯해도 분명 내 삶의 일부가 되어주고 있으니

이 계절을, 오늘의 이 순간을 더 잘 기억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자주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눈에 담긴 구름의 모양,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소리 없이 내리는 조용한 안개 같은 비

그 모든 게 언제가 그리울 오늘 일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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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뒷산을 오르며 마주치는 나뭇잎 하나,

커피 한 잔을 사이에 두고 나누는 소소한 대화,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옆을 함께 걸어주는 사람.

그 모든 순간이 계절처럼 지나가고 있음을 생각하며

나는 오늘의 하루를 소중하게 간직합니다.

봄은 어느샌가 지나갔고, 여름은 벌써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마음에 남는 그 감정들,

그 아쉬움과 다정함이 내 삶을 더 깊고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 계절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오늘의 나도,

지나간 계절들만큼이나 잘 살아가고 있다고 믿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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