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해운대는 빛으로 물들다

해운대 빛축제

by Kidcook

올해 벌써 12회를 맞이하는 해운대 빛축제란다. 하지만 부산 토박이인 나는 12회 만에 올해 처음 빛축제를 방문했다. 이유인즉슨, 사실 부산사람들은 해운대를 잘 가지 않는다. 상습정체구역인 해운대는 부산사람들조차도 자차를 갖고 이동하려면 정말 큰맘 먹고 출발해야 하는 곳이다.

나 또한 몇 년 전 아이들 여름방학을 맞아 해운대 아쿠아리움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내비게이션으로 30분 만에 도착할 거리였건만 장장 2시간이 걸려서 도착한 이후로는 다시는 자차로 해운대를 방문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던 터였다.

하지만 매년 겨울마다 해운대에서 정말 볼만한 빛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기만 하다 10년이나 지나버린 탓에 올해는 벼르고 벼르다가 큰 마음먹고 가족들을 모두 대동해 야밤에 외출을 시도했다.

토요일 9시쯤 도착했음에도 주차장은 벌써 만차였다. 지루한 이십여분을 기다린 후에야 겨우 주차를 하고 해운대 백사장을 밞을 수 있었다. 아이들이 차 안에서 지겹다고 좀이 쑤셔했지만 멋진 광경을 기다리고 있다며 조금만 참으라고 온갖 사탕발림을 한 덕분에 기대를 한가득 안고 빛축제 입구를 향했다.


입구에 들어가기 전 이 추운 겨울 날씨에 모래사장의 한쪽 공연장으로 만들어둔 조그만 나무데크 위에 저쪽 편에는 길거리 공연을 하는 분들이 군데군데 있었다. 한쪽은 노래를 부르고 계셨고, 다른 한쪽은 마술공연을 하고 있었는데 마술공연 쪽이 압도적으로 관객분들이 많기도 했지만 환호소리에 발길이 어느새 그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제법 몇 십 분의 긴 공연이었지만 큰 풍선 안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마법, 마지막으로 불쇼까지. 진기한 광경에 아이들도, 나도, 평소에는 그런데 관심도 없던 남편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추운 날씨에도 야외공연장에서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열심인 마술사 분의 프로정신에 매료되어 점점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었다.

마지막 불쇼를 보고선 너도나도 마술공연에 공연관람비 모금함(?)에 각자 소정의 관람비를 지불하고 공연관람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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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관람이 끝났으니 이제 본격적인 빛축제를 보러 갔다. 밤이었지만 행사장에는 꽤 많은 인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화려한 빛의 향연에 푹 빠진 사람들이 여기저기 사진 찍기에 바빴고, 덩달아 남편과 나도 아이들이 요청하는 곳에서 핸드폰 사진을 쉴 새 없이 찍어가며 기록을 남기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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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눈에만 담기에는 아름답기 그지없는 작품들이 많아서 한참을 들여다 보고 빛의 아름다움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넋을 놓고 보다 왔다. 이번에는 우주 콘셉트이었던지 우주복 입은 사람이 행성 위에 앉아있는 모습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다. 바닥에 수놓은 것 같은 별빛들도 참으로 아름다웠고, 신비로운 빛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 여기저기 사람들의 감탄사 연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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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 야밤의 외출이었지만 아이들도 어른들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빛의 마법에 매료되어 자리를 뜨기가 무척 아쉬웠다. 너무 늦은 시간이 될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눈으로, 마음으로, 사진으로 담다온 것들을 간직한 채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아이들도 무척 아쉬워했지만 다음에 또 오자며 내년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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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 올 일이 있으시거나 지나는 길이 있다면 1월 18일까지 한다고 하니 한 번쯤 방문해 보면 기억에 남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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