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쫀쿠 후기
두쫀쿠의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라 80대이신 시아버님도, 70대인 친정엄마도 아시는 두쫀쿠. 역시나 탕후루에 이어서 여기저기 두쫀쿠를 먹어봤다는 유행에 뒤따르고자 우리 집 초딩 2명도 두쫀쿠가 먹어보고 싶단다. 아휴, 탕후루에 이어서 이건 또 머선 일이고. 피스타치오, 카다이프 등 비싼 원재료로 구매가격도 만만치 않은 두쫀쿠를 꼭 먹어야겠냐니깐 꼭 먹어야겠단다.
엄마가 눈 하나 깜짝 안 하니까 이번에는 마음 약한 아빠를 졸라서 기어이 엄카가 아닌 아카를 받아쥐어든 아이들. 부산 1위 두쫀쿠 가게가 우리 동네에 있는 줄도 몰랐던 우리 부부는 열심히 검색을 해서 우리 동네 길만 건너면 되는 카페에 두쫀쿠를 판다고 하니 가보라고 했다. 토요일, 일요일 양일간 카페 오픈 30분 전에 갔는데 줄이 어마어마한 걸 보고 포기하고선 되돌아오더니 월요일에는 꼭 사고야 말겠다며 초딩 두 명이 비장한 각오를 한다. 이번에는 엄마가 따라가 주기로 했다. 주말에도 함께 가고 싶었으나 지독한 독감에 걸려(이것도 착한 둘째가 어디서 유행하는 B형 독감을 옮아와서 온 식구들에게 나눠주고 마지막으로 엄마가 당첨됨) 마지막으로 고생 중이어서 같이 가주지 못했는데 월요일이 되어서야 괜찮아져서 함께 가서 줄을 서주기로 했다.
월요일 아침, 오픈 20분 전에 병원에 들렀다 카페 앞에 먼저 도착하니 '어라, 사람이 두 명 밖에 없네.' 하고선 대기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는 참이었다. 카페 출입문을 중심으로 오른쪽과 왼쪽에 의자가 두 개씩 있었는데, 오른쪽에 두 명 앉아 있길래 난 왼편에 앉아 아이들 오기를 기다렸다.
큰 애가 오더니 "엄마, 대기줄은 오른편이라는데요?"라고 하길래 보니 뒤에 온 사람들이 모두 오른쪽에 서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왼편 대기 의자에 아이들 앉아서 기다리라고 해놓고, 다시 오른편에 가서 줄을 섰다. 그러고 나서 가게 유리창에 "두쫀쿠 품절"이라고 되어 있는 걸 보았는데, '저건 어제 얘기겠지. 아니고선 사람들이 줄을 설까?'싶은 마음에 오픈시간까지 줄을 서서 기다리고 드디어 가게에 입장을 했다.
가게에 들어서자 투명한 진열장에 하얀색 골프공 만한 아이들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는 게 아닌가. '이상하다. 분명 두쫀쿠는 코코아색 가루로 뒤덮여 있었는데, 뭐지?'라는 생각과 함께 진열장 앞에는 "아쫀쿠(재료소진으로 아몬드가루로 만들었어요. 아쫀쿠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아이들이 학수고대하던 두쫀쿠가 아닌 아쫀쿠라니 어떡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쯤 큰 아이가 들어와선 두쫀쿠가 아닌 아쫀쿠만 있는 걸 보더니 실망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그래도 먹겠단다. 아카로 결제 후 아쫀쿠를 받아 들고선 집에 와서 언박싱을 했다.
역시 속도 색깔이 초록색이 아닌 초코색이다. 피스타치오 가루가 아닌 아몬드 가루로 만들다 보니 초코색이 나오는 것 같았다. 검사를 앞두고 식단 중이라 초코를 못 먹는 상황인 나는, 먹어보지는 못하고 궁금한 생각이 들어 평상시 단 음식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큰아이에게 물어본다.
"엄마, 엄청 달아요. 그런데 고소하고 맛있어요. 그렇지만 또 모레 씹는 것 같아요."라는 이상한 맛평가와 함께 그 달다는 간식을 하나 클리어했다.
둘째 아이는 평소 사탕, 젤리 같이 달달한 간식을 엄청 좋아하는 편인데 의외로 "엄마, 이건 너무 달아서 다 못 먹겠어요."라며 절반을 남겼다.
식단 끝나고 검사받고 나면 두쫀쿠부터 사서 먹어봐야겠다. 모레 씹는 느낌인데, 맛있다 라니... 호기심과 궁금함이 가득한 답변만 들었으나 독특한 식감인건 분명했다. 이렇게 해서 우리 집 두 초딩의 두쫀쿠, 아니 아쫀쿠 먹방 후기를 마친다.
다음번에는 찐 두쫀쿠 후기로 다시 돌아오겠다. I'll be 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