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토끼입니다. 해당 글은
저의 이사기록과 내 집 마련 과정을 시리즈로 정리하는 곳입니다.
저는 지난 10년간 5번의 이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근 시일 내에 6번째 이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정말 사사로운 이야기라 기록을 목적으로 쓰기 시작하였는데 신혼집에 관한 내용을 많은 분들께서 봐주시고 과거 자신의 경험을 나누어 주시며 공감해 주셨습니다.
블로그 이웃 중 한 분은 다음 편을 기다리겠다고 하셔서 나름 기쁜 마음으로 두 번째 기록을 써봅니다.
#2 두 번째 이사
경기도 양주에 얻은 신혼집에서 생활을 하던 중
제가 서울로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직장 위치가 서울 서초구였는데 출퇴근을 몇 달 해보니 도저히 답이 안 나오는 상태였습니다.
연말정도에 이직을 하였는데 왕복 3시간이 넘는 출퇴근길에 멘털이 바스스하고 깨지기 시작합니다.
경기도 끝자락에서 서울 중심으로 출근하는 것은 가히 여정이라 불릴만합니다.
출퇴근 과정을 옆에서 아내는 저의 정신건강을 염려하며 이사를 권유합니다(나한텐 위인 =아내)
평생 경기도에서 생활하던 저희 부부는 서울입성이라는 꿈을 갖게 됩니다.
당시 저축을 해서 신혼집 전세 대출을 다 상환한 상태였습니다.
수중에 현금 7천만 원이 있었는데 열심히 모았던 만큼
나름대로 자신감 있게 서울 부동산을 방문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신혼부부가 전셋집을 보러 왔다는
말에 환대해 주시던 부동산 사장님들께서도
7천만 원이라는 금액에 당황해하시며 난색을 표하십니다.
(실시간으로 변화되는 부동산 사장님들의 얼굴)
부동산 사장님: 그 돈으로는 서울에서
전세방 못 구해요~~ 원룸도 그 정도 하는데~~
열심히 모았던 돈인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에 적지 않게 당황했던 저희 부부는
과거처럼 3천만 원 정도 대출을 받아 1억으로 갈 수 있는 곳을 알아보기 시작합니다.
1억으로 시세를 올리니 몇 군데의 집들을 소개받기 시작하였습니다.
가능한 집들을 돌아보기 시작하면서 저희 부부는 더 큰 정말을 느끼게 됩니다.
곰팡이가 가득 펴있는 반지하 방, 사람도 겨우 지나가는 골목으로 15분을 가야 나오는 집 등..
서울에서 1억으로 전세를 얻을 수 있는 곳 3~4 군대를 다니며 현실을 자각하기 시작합니다.
'아.. 우리 전 재산으로 구할 수 있는 집이 이렇구나..'
(물론 요즘이야 전세대출 1~2억 받는 사람도 많지만, 당시 저희의 심장은
콩알만 했기 때문에 3천만 원 대출도 덜덜 하던 시점이라 추가 대출을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집을 보러 간 곳이 관악구 봉천동이었는데요.
엄청난 높이의 언덕길 위에서 저희의 두 번째 집을 만나게 됩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초년생들의 성지인 봉천동(당시에는 그것도 몰랐습니다)
언덕 중간에 있는 구축 방 두 개 아파트를(5층이지만 아파트로 분류되어 있었음)
보증금 9천에 월 15만 원에 반전세 계약을 하게 됩니다.
수중에 현금이 7천뿐이었기에 2천만 원은 대출을 받게 됩니다.
이사를 간 집은 워낙 오래된 아파트였습니다. 보통 구축, 구축하지만 궤를 달리하는 상태였는데요.
단적으로 설명드리면 거실 전기가 110v로였습니다.
변압기(변압기)를 사서 거실 전기를 연결할 정도였으니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워낙 오래된 아파트이고 저렴한 매물로 세를 놓던 집이다 보니
인테리어 자체가 없었습니다(벽지, 장판 등) 셀프인테리어의 욕구가 훅 올라왔지만
첫 신혼집에서 워낙 데인 경험이 있어서 그냥 참아보자라고 생각하며 살기 시작합니다.
(자기주장 강한 벽지, 덜그럭 거리는 싱크대, 갑자기 차가운 물을 뱉어내는 보일러 등)
집도 집이었지만, 주위 환경도 대단히 인상 깊었습니다.
봉천동 언덕은 서울사람들에게 유명한데 저희 집의 경사는 그중에서도 압권이었습니다.
체감 경사가 45~50% 정도로 겨울에 눈썰매를 타도 이상하지 않을 각도의 언덕을 올라와서
엘리베이터 없는 5층 집에서 살았으니, 출퇴근이 거의 반 등산 수준이었습니다.
(그 좋아하던 여름 수박을 3년 동안 단 한번 먹었습니다. 들고 올라가다 손 잘릴 뻔)
그래도 저희 부부는 꽤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열약한 환경이었지만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100% 아내 덕분입니다. 긍정적인 제 아내는 "오빠 집 언덕 올라갈 때 지그재그로 올라가면 좀 덜 힘들어! 내려갈 때는 뒤로 가면 무릎이 안 아파~"라고 하며 집으로 향하는 등산을 즐겁게 만들어 줬습니다.
그렇게 봉천동 구축아파트에서 저희 부부는 3년이라는 시간을 살게 됩니다. 녹록지 않은 생활이었지만 서울에서 살고 있다는 고양감이 꽤 컸습니다. (어릴대 마음 단단히 먹고 놀러 가던 서울에서 내가 살고 있다니!)
열심히 등산하며 출퇴근을 하고, 사람 좋아하는 저희 부부의 집에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놀러 오곤 했습니다.(집까지 첫 등산을 한 지인들은 바닥에 몸져눕곤 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정말 쉽지 않은 컨디션의 집이었지만, 당시 저희 부부에게는
큰돈을 지출하지 않고 서울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게 해 준 소중한 집이었습니다.
그렇게 3년 동안 생활하며 대출받았던 2천만 원을 상환하게 되었고
다음 집으로 이사하기 직전에는 처음으로 1억 원을 달성하게 됩니다.
첫 1억 원을 달성하던 순간, 기억하시나요? 경험하신 분도, 경험하실 분도 있겠습니다,
정말 기뻤던 기억이 있습니다~ 큰돈이 아닐 수 있지만.. 짧지 않은 노력의
순간들이 쌓여왔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두 번째 이사기록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재테크와 관련된 인사이트는
다소 부족할 수 있는 글임에도 읽어주시고 공감해 주시는 분들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의 시간들을 응원하며
다음에는 #세 번째 이사기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