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무기 / 출처 = 연합뉴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겉보기엔 구식 재래식 폭탄처럼 보였지만, 그 안에는 1만8000달러짜리 중국산 제트 엔진이 달려 있었다.
소련 시대의 활공 폭탄을 개조해 사거리를 두 배 이상 늘린 러시아의 신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장에 등장했다. 이제는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후방 도시까지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러시아 신무기 등장 / 출처 = 연합뉴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1월 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소련 시절의 활공 폭탄 ‘KAB’에 제트 엔진을 부착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개조된 활공 폭탄은 지난달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와 미콜라이우, 동부 폴타바 등에 나타났다. 기존에는 수호이-34 전투기로 투하돼 사거리가 80㎞에 불과했지만, 제트 엔진이 장착되면서 최대 200㎞까지 날아갈 수 있게 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GUR) 바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새롭게 개량된 폭탄은 이전보다 훨씬 멀리 있는 목표를 겨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신무기 등장 / 출처 = 연합뉴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이 제트 추진 폭탄은 지난달 말, 러시아 국경에서 125㎞ 떨어진 하르키우주 베레스틴 마을을 향해 발사됐다. 또 다른 모델 ‘UMPB-5R’은 140㎞를 날아 하르키우주의 철도 요충지 로조바를 타격해 민간인 6명이 부상을 입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들 폭탄이 흑해 상공을 비행 중이던 항공기에서 발사된 것으로 파악했다. 전투 현장에서 시험 단계일 뿐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위협은 현실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순항미사일과 유사한 특성을 지닌 이 폭탄이 아직은 광범위하게 사용되지는 않지만, 적이 실전에 투입하며 성능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신무기 등장 / 출처 = 연합뉴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폴타바에 떨어진 폭탄 내부에는 알리바바에서 2600만원에 구입 가능한 중국산 터보제트 엔진이 장착돼 있었다. 고비용 무기 대신 저가 무기로 위력을 확보하려는 러시아의 전략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군사 전문가 파울로 나로즈니는 “이 무기들은 순항미사일과 유사한 목표를 노리지만, 훨씬 저렴한 대안”이라며, “러시아가 대량 생산에 성공한다면, 방어 체계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르웨이 오슬로대 미사일 전문가 파비안 호프만 역시 “제트 엔진 장착으로 폭탄 탑재량이 줄어드는 한계는 있지만, 후방에서도 발사가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러시아에는 전략적 이득”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공격 방식은 패트리엇 같은 고가의 방공 시스템으로 대응하기엔 효율이 떨어진다. 우크라이나로서는 가격 대비 효율성이 높은 러시아 무기에 맞서 더욱 정교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