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함대사령부 첫 해상기동훈련 / 출처 = 연합뉴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북한이 바라보는 동해 한복판, 한국 해군의 ‘신의 방패’가 동시에 떠올랐다. 기동함대사령부가 첫 함대급 해상기동훈련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8200톤급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이 처음으로 기동훈련에 투입되며 눈길을 끌었다. 이번 훈련은 단순한 위력 과시가 아니었다. 동·서·남해 어디든 이동 가능한 기동전력의 실전 작전 능력 점검이기도 했다.
최첨단 레이더와 요격 시스템을 장착한 3척의 이지스함이 한 대형으로 움직이는 장면은 ‘신의 방패’라는 별명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증명해 보였다.
기동함대사령부 첫 해상기동훈련 /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0일, 경북 포항 동쪽 70여 킬로미터 공해상. 서애류성룡함을 필두로 이지스함 3척과 구축함·군수지원함 등 총 7척이 일제히 복합 진형으로 기동했다.
기동함대사령부가 창설된 이래 처음으로 진행한 함대급 기동훈련이었다. 진형은 중앙에 군수지원함을 두고, 좌우로 요격 능력을 갖춘 구축함과 이지스함이 둘러싸는 방식.
이는 유사시 적 미사일이나 항공기로부터 고가치 함정을 보호하기 위한 전술 배치다.
정조대왕함은 이 훈련에서 처음으로 기동작전에 나섰다. 길이 170미터, 높이 48미터에 달하는 이 거함은 국내 최대 전투함으로, 오는 12월 전력화가 완료되면 기동함대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이번엔 해군 창설 80주년을 기념해 대형 해군기를 달고 훈련에 참여했다.
기동함대사령부 첫 해상기동훈련 / 출처 = 연합뉴스
이날 오전에는 8킬로미터 떨어진 표적을 향한 함포 일제 사격이 이뤄졌다. 서애류성룡함이 포문을 열었고, 이어 율곡이이함과 왕건함, 강감찬함이 연이어 포를 발사했다.
15발의 5인치 함포가 순차적으로 터지며 바다 위에 물기둥을 만들었고, 대형 풍선으로 설정된 목표물은 정밀 타격으로 격침됐다.
오후에는 방공 작전 중심의 모의훈련이 진행됐다. 다수의 적 항공기와 미사일 공격 상황을 가정해 서애류성룡함 전투통제실에서 적기를 탐지·추적한 뒤 SM-2 함대공 미사일과 RAM, 골키퍼 등 다양한 요격 무기로 대응했다.
적의 탄도미사일이 탐지되자, 함정들은 거리별 요격 체계를 가동해 가상의 위협을 원거리에서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기동함대사령부 첫 해상기동훈련 / 출처 = 연합뉴스
기동함대사령부는 1989년 ‘전략기동함대’ 개념이 처음 제안된 이후, 2010년 7기동전단을 거쳐 올해 2월 공식 창설됐다.
동·서·남해를 각각 담당하는 기존 함대들과 달리, 기동함대사는 모든 바다를 아우르며 언제든 작전 투입이 가능한 기동성을 갖췄다.
이번 훈련은 남해와 동해를 오가며 대함전, 대잠전, 방공전,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훈련까지 병행했다. 기동군수지원 작전도 함께 이뤄져, 기동함대의 전력이 원해에서 장기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음을 입증했다.
김인호 기동함대사령관은 “이 훈련을 통해 기동함대가 언제 어디서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며 “실전과 같은 반복 훈련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대비 태세를 갖추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