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런 벼룩시장 성황리 종료

by 포롱

오픈런이란 게 이런 걸까.

점심시간 종이 울리자마자 아이들이 몰려왔다.

질서유지인 도*이는 복도에서 아이들 줄을 세웠다.

첫 입장객들이 우르르 쏟아져 들어오고 동선 안내표를 따라 물건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KakaoTalk_20231231_175121149.jpg



비즈 가게서 반짝거리는 반지와 팔찌를 끼어본다.

양말목 키링 뽑기 기계에 100원을 넣으니 플라스틱 통이 또르르 굴러 나왔다.

“와 이거 신기하네?”

앙증맞은 네 잎 클로버 모양의 양말목 키링을 들고 좋아한다.

잡화점엔 인형, 보온병, 텀블러, 손세정제, 가방, 옷 등 물건들이 넘쳐난다.

제일 먼저 팔리는 것은 귀여운 인형들이다.

연필 공책 자 수첩 등이 줄 선 문구점을 지나면 ‘꿈나라 제과점’이 있다.

달고나와 머핀을 만든 아이들의 정성을 생각하니

돈이 안 아깝다.

바로 옆 뽑기 가게에 아이들이 유난히 북적인다.

행운의 뽑기가 인기가 많구나.

“싸요 싸요!”

간식 가게선 가격을 깎으려는 손님과 그렇게는 못 판다는 주인이 흥정 중이다.

마지막 코스는 음료를 파는 ‘굥차’ 가게.

설탕과 젤리까지 준비해 당도와 펄 추가 선택까지 하란다.

담임표 따뜻한 밀크티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4-5학년 동생들도 몰려들어 복도가 시끌벅적하다.

한번 들어온 아이들이 물건 사는 재미에 빠져

좀처럼 나가지 않는다.

물건 샀으면 나가라는 안내 방송을 했다.

배경음악으로 깔던 캐럴송은 아이들 소음에 묻혔다.

6학년 선생님들도 손님대열에 합류했다.

손세정제를 몽땅 사시기도 하고 밀크티를 드시기도 했다.

달고나와 머핀을 집으시며 감탄도 하셨다.

양말목 키링 가게엔 동생들이 줄을 섰다.

뽑기 가게는 여전히 문전성시다.

2학년 작년 제자도 나타나 어슬렁거렸다.

“선생님 돈이 없어요.”

후배가 귀여운지 여자 아이들이 양말목 키링도 뽑게 하고 학용품도 안겨준다.

파는 재미와 사는 재미로 교실이 출렁인다.

“선생님, 돈이 없어 그러는데 다음 주에도 하나요?”

3학년쯤 돼 보이는 아이가 묻는다.

다음 주 금요일은 방학이란다 얘야.

점심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간다.

5교시 예비종이 울리자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아이들.


교실 시장에 그제야 평온이 찾아왔다.

“아! 기 빨려! 죽을 것 같았어요.”

벌러덩 나자빠지는 아이들.

달고나 머핀, 굥차가 완판 했다.

다른 가게들도 거의 물건이 동이 났다.

“와, 손님이 이렇게 많이 올 줄 몰랐어요.”

여전히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듯한 표정의 아이들.


정산의 시간.

집에서 가져온 동전 교환용 금액을 빼고 판매금액을 계산해 봤다.

저마다 지폐와 동전을 세더니 예상치를 웃도는 금액에 탄성이 터졌다.

총 8개 가게의 판매액을 더했더니 21만 4500원.

목표액 100프로를 웃도는 금액이다.

아이들도 놀라고 나도 놀랐다.


남은 물건을 정리하고 글쓰기 시간을 가졌다.

벼룩시장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아이들.

“다른 반 친구도 오고 후배들도 오니까 흥분됐어요.”

“물건 파는 게 정말 재밌다는 걸 알았어요.”

“뽑기가 될까 싶었는데 재미로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서 놀랐어요.”

“문집 비용을 스스로 마련한 것 같아 뿌듯해요.”

“두 달을 준비했는데 순식간에 끝나서 뭔가 아쉬워요.”

“이런 기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한 명씩 돌아가며 소감을 얘기하며 벼룩시장의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자, 이제 돈도 생겼겠다.

얘들아~! 빨랑 글 써라.

문집 완성해야지.

방학 때까지 또 닦달하게 생겼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벼룩시장' 성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