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사는 인생이니(You Only Live Once) 깊이 파고드는 것이 낫다. p. 205
그레이트풀 데드의 드럼 연주자 미키 하트는 'YOLO-욜로'라는 단어를 대중적으로 사용한 최초의 인물이다. 그는 '뭐 어때, 한 번사는 인생인데!'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플렉스'하게 캘리포니아의 목장을 구입한다. 이 목장의 이름이 '욜로 목장'이다.
경제적 '몰빵'을 감행한 하트는 어쩔 수 없이(?) 이 목장에 장기 정착한다. 그는 목장 안에 녹음 스튜디오를 짓고 전 세계의 악기 연주자들을 모은다. 오랜 친구들과 새로운 친구들도 초대한다. 그렇게 한해 두 해가 지나고, 이 목장은 미국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음악 공동체로 거듭나게 된다.'욜로 목장'은 올해로 30번째 생일을 맞았다.
'욜로 목장'의 '욜로'는 더 이상 '오늘만 즐긴다'는 가벼움을 상징하지 않는다. 이제 하트가 말한 '욜로'는 '깊이 전념한다'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담게 됐다.
인간은 계획하고, 신은 웃는다. p. 155
폴란드 철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현대 사회를 "액체 근대"라고 표현했다. 현재 사람들은 하나의 직업이나 역할에 매달려서 오랫동안 같은 형태에 머무르지 못한다. 사회 또한 우리를 진득하게 품어주지 않는다. 이 시대의 사람과 사회는 마치 액체처럼 어떠한 형태의 미래에도 맞춰서 적응할 수 있는 유동적 상태에 머무른다. 항상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두며 굳건한 결정을 미뤄둔다. 이런 '무한 탐색'의 상태에서 나아가지 않는 상태, 이것이 바로 바우만이 말한 "액체 근대"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결정장애에 시달린다. 조금 더 검색해 보면 더 최저가, 더 평점 높은 선택지가 널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늘 두려움이 앞선다. 그렇게 선택을 미룬다. 그리고 이를 '신중함'이라고 포장한다. 신중하게 모든 가능성을 예측한다. 비교하고, 검증하고, 자문을 구한다. 그렇게 완벽한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인간은 계획하고, 신은 웃는다"라고 하지 않던가? 실패 경험은 필연적이다. 다시 손실회피를 위한 방어기제가 강화된다. 그렇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살짝 발만 담그기'가 이 시대의 '쿨함'이 되어 버렸다.
깊이는 궁극적인 새로움이다. p. 305
이는 인정의 문제이다. 빗나감에 대처하는 태도가 방점이다. 애초에 완벽한 선택이란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올바른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내 선택이 올바른 것이 되도록 집중하는 태도"가 중요한 것이다. 한 번의 선택을 영원히 유지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첫걸음을 떼는 것, 전념하지만 편향에 매몰되지 않는 것. 잘못된 선택의 가능성을 늘 인정하고 올바르게 나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게 전념의 방향이 조정되고 재편되면 가속도가 붙는다. 비로소 쿨한 새로움이 아니라, 깊이의 새로움이 다가오기 시작한다. 깊이 파고들지 않았다면 절대 얻지 못했을 기회가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좋아하는 것만 쫒는다. 가볍게 도전하고 싫증 내고, 그리고 포기한다. 다양한 연애를 즐기지만, 깊은 관계로의 발전을 피한다. 일도 관계도 얇지만 넓게... 그렇게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매일매일이 빠르게 달라진다. 사실 이러한 전략은 타당하다. 얇은 얼음 위에서는 빠르게 달려야만 안전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요즘 사람들이 '잘' 살아가는 방법이다.
책 '전념'은 그간 우리가 간과했었던 '깊은 새로움'에 대한 통찰을 전한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수십 년을 함께한 가족에게서만 풍겨지는 깊음. 한 가지 일에 몰두하여 세상을 바꾼 '장인'들에게서만 풍기는 탁월함을 이야기한다.
또한,'쿨한 가벼움'이 당연한 이 시대에서, '전념'을 통해 길러지는 '깊은 날카로움'이 얼마나 큰 무기가 될 수 있는지.. 우리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