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나다워질 수 있는 시간’.
제게 잠깐이나마 ‘혼자 아침 산책’을 하는 시간은 참 소중한 순간입니다.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하루를 겪기 전의 비어있는 나를 나의 생각으로 채우는 시간입니다.
‘나다워지는 시간이 언제일까’ 계속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최근 어느 주말에 아침 산책을 하고 와서 글을 적어요. 다녀와 보니 이만한 시간이 없더라고요.
보통은 주말에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어요. 다른 휴일이 될 수도 있죠.
안타깝게도 7시까지 출근을 해야 하는 저로써는,
평일에 이 시간을 확보하려면 큰 맘을 먹어야 해서 어려워요.
집에서 뒹구는 것도 좋지만, 저는 성향 상 가만히 있는 걸 어려워하는 편이에요.
마냥 집에 있는 게 답답하기도 하고요.
하여튼 쉬는 날 새벽이나 아침, 눈을 뜨고 꾸밈없는 상태로 동네의 거리를 거닐면 그때만큼 자유롭다는 생각이 드는 때도 없습니다.
주말에도 점심이나 저녁때에 일정이 있으니,
아침 시간만큼은 웬만하면 누군가의 방해를 받지 않아요.
아직 누군가를 만나거나 어떤 일정을 소화하기 전이기에 나를 건드리는 외부적인 요소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이때는 꾸미지 않아도 됩니다. 옷을 예쁘게 입지 않아도, 화장을 하지 않아도 좋아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
정말 내 모습 있는 그대로, 걷고 싶은 대로, 마음 가는 대로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몰라요.
특히 핸드폰 없이 나갈 때 그 시간을 온전히 누릴 수 있습니다.
핸드폰에 신경을 빼앗기지 않으니 곳곳에 펼쳐지는 풍경에 시선이 갑니다.
대화할 사람이 없고 연락할 거리도 없으니 자연스레 혼자 생각을 하게 돼요.
그러면서 생각하지도 못한 아이디어와 영감을 받기도 하고요.
평일 아침에는 동네 산책이 어려워요.
대신 이런 시간을 가져보고 싶어서 잠깐 옥상에 올라가서 하늘을 보며 사색하는 시간을 가진 적도 있어요.
그때 본 하늘이 진짜 예뻤는데, 글을 적다 보니 또 생각이 났어요.
사실 위 글을 적기 전 여러 생각들을 글로 옮기자 하고 막상 생각해 보니, ‘나답다’라는 말이 참 모호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나다워진다는 게 뭘까요? 나답다는 게 무얼까요?
‘답다’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성질이나, 특성, 자격이 있다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고 해요.
누군가에게 ‘너답다’라고 말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봐 온 그대로, 생각해 온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반대로도 그렇고요.
‘내가 나다워진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 성질대로 되어간다.’라는 뜻으로 생각해 봤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내 마음 가는 대로 하는 것. 그게 나다운 것 아닐까요?
당신이 가장 당신다워지는 시간은 언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