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케이프 크루세이더(2024)

배트맨은 질지리지 않는 영웅

by 화문 김범

케이프 크루세이더는 전형적인 배트맨이다. 새로운 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배트맨 하면 기대하는 건 안정적으로 선사한다.

느와르 시티, 멋진 히어로, 추리물, 다양한 빌런, 고독한 전사 등 배트맨에게 기대하는 요소들은 적당하게 보여주는 것이 이 애니의 장점이다. 기괴하지만 불쌍하기도 한 빌런들도 당연히 나오고 캣우먼과의 썸씽도 나온다. 거의 옴니버스에 가까운 구성이라 단발적이고 그 짧은 스토리도 훌륭하긴 커녕 좀 급한 부분도 있지만 안정적이어서 재밌기는 하다.

다만 이 애니가 새로운 시도를 안 한 건 아니다. 어떻게 보면 대범한 시도를 했다. 여자 펭귄, 동양인이고 조커와 관련 없는 할리 퀸, 관계가 서먹한 배트맨과 알프레드는 제법 당혹스러우면서도 신선한 시도이다. 거부감을 줄 수 있는 시도이지만 대범하다는 점에서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이 작품만의 특징이라면 바로 복고풍이다. 전체적으로 도시 분위기, 사람들 옷차림, 흑백 TV 같이, 작품은 이 애니의 배경이 20세기 초가 배경임을 알린다. 배트맨의 슈트도 데뷔 당시와 비슷하고 알프레드의 디자인도 초기 시절처럼 뚱뚱하다. 캣우먼과 클레이페이스의 디자인도 초창기 시절이다. 이런 복고풍은 작품의 미학에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만약 이게 현대가 배경인 배트맨이었다면 이 애니는 더 특색이 없었을 것이다. 전간기가 배경이라서 그나마 자기만의 색을 가지게 됐다.

냉정하게 판단하자면 이거 보려고 아마존 프라임을 구독할 정도의 가치는 부족하다. 그래도 아마존 프라임을 구독했고 배트맨이나 다크 히어로에 대한 갈증이 있으면 한번 봐도 괜찮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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