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 잘 지내고 계시죠...
10월의 어느 날,
햇살이 따사로운 가을날의 오후였다.
형주 엄마에게서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어머, 안녕하세요~?"
우리 집에서 한 달 살기하고 그 해 아랫마을 장전으로 이사 온 가족이다.
한 달 동안 아빠들끼리도 형님, 동생 하면서 친해져서
이사할 집 리모델링 할 때도 놀러 가곤 했지만
요 근래 집을 짓는다 해도 가 보지도 못하고...
괜스레 미안해 더욱 반갑게 안부를 물었다.
"잘 지내시죠?"
"혹시 루호아버님 계세요?"
"잠깐 나갔는데... 오면 전화하라고 할까요? "
"... 형주 아빠, 마지막 가는 길에 인사해 주셨으면..."
'아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무슨 일이에요?!"
갑자기 쓰러져 응급조치를 하지만 아무래도...
"형주 아빠가 좋아한 형님이니 인사 한 번만이라도 와 주세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새도 없이 얼른 신랑에게 전화를 했다.
그 얘기에 놀란 신랑은 곧장 병원으로 가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일 없이 일어나주길 기도해 주는 것밖에...
늦은 밤, 형주 엄마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 조금 전, 하늘나라 갔어요."
이게 무슨 일인가?
이리도 허망하게 갈 수 있는가...?!
넓은 장례식장에 외로이 남아있는 가족들.
이 허망함에 그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위로조차 할 수 없는 상황들...
가족에게 그리도 자상하고
모든 이에게 덧없이 친절하고 상냥했던 형주 아빠,
하나밖에 없는 아들 형주에게는 친구 이상이었던 아빠.
말 그대로 책에나 나올 법한 이상적인 남편이자 아빠, 그리고 따스한 동네 주민.
그런 사람이 사랑하는 가족을 남기고 떠나다니...
돌아가는 그 길이 얼마나 원통할까?
가족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기에 그 어떤 위로조차 꺼낼 수가 없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형주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점심을 같이 하자며.
그 어떤 위로도 꺼내기 어려웠기에
그동안 전화 통화도 하지 못했는데
전화를 줘서 너무 감사했다.
힘든 시간 중에 그래도 많이 단단해진 것 같아 다행이라며
이 얘기 저 얘기 많이 이야기 나누던 중,
문득 생각이 났다.
"형주 아버님에게 감사할 게 있어요."
"? "
"예전에 직접 그 비싼 크레올라 주시면서
바닥 놀이 아이디어를 주셨는데..."
.
"아 그래요, 기억나요!"
"바닥 놀이 할 때마다 형주 아버님 생각나고...
감사 인사도 제대로 못 했는데..."
"기억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더 감사하죠."
"혹시, 그래서 말인데, 이 이야기 써도 될까요?"
"당연하죠! 형주 아빠도 너무 좋아할 거예요."
이 공간을 빌어서 하늘에 계신 형주 아버님께 감사하다고 인사드립니다.
형주 아버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과 바닥놀이 아이디어는 늘 감동이랍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예술로 승화됐어요!^^
형주 아버님, 참 좋은 분이셨어요.
당시 모든 엄마들이 다 부러워할 정도로요.
그런 사랑하는 가족을 남기고 떠나는 길이 얼마나 원통하실지 알기에
더 마음이 쓰이나 봅니다.
하늘에서도 잘 지내시길,
여기에서나마 잠시 빌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