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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보라 Jan 12. 2021

자궁 근종과 관련한 책을 읽고나서

아프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이유정, 북스토리, 2020) 

방금 <아프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라는 책을 다 읽었다. 연필로 줄을 긋고, 포스트잇 붙이고, 노트북에 메모하고, 일어나서 무언가 찾기도 했다. 만나서 이야기 나누듯이, 공감되는 이야기가 무척 많았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힘이 되었다.      


1월 2일의 충격 이후 9일이 지났다. (2일에 복통이 왔고, 자궁 근종 수술을 해야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번 인스타그램 올렸던 글에, 따스한 메시지, 공감의 메시지 그리고 정보를 알려주는 메시지들을 받았다. 실제로 뵌 적이 없는 분들로부터도. 너무 감사했다. 아픈 걸 드러내는 데 주저함이 없는 건 아니었다. 특히 자궁 관련이라니!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니 드러내는 게 어때서, 라는 생각이 더 든다. 아픈 걸 아프다고 얘기하는 거니까.      


과장되게 들릴수도 있지만 솔직히, 자궁근종에 대한 걱정으로 삶이 휘청거리는 느낌으로 걱정이 많다. 12월은 조금 들뜬 기분으로, 보냈었다. 기분이 좋은 날들이 조금 더 많았다. 그러다 '너가 그렇게 즐거울 줄만 알았냐'는 듯이 자궁근종 상태가 좋지 않다는 소식을 받았고 우울해진 것도 사실이다. 환자의 보호자로 10여년을 지냈는데, 막상 내가 환자라는 자각을 하고보니 건강에 대한 절실함, 변화에 대한 절실함이 커졌다.      


식습관을 바꿔보고 있다. 평소에도 인스턴트와 배달음식은 거의 안 먹는 편이었지만, 그렇다고 집밥의 영양소가 적절한 건 아니었다. 자취생의 식사, 떼우기 식사가 빈번했다. 조금씩이라도 건강한 반찬을 곁들이려 노력 중이다. 특히 해조류. 유제품도 되도록은 먹지 않는다. (이건 이것저것 알아보고 내린 결론. 채식하는 사람에게 대하듯 '그래도 골고루 먹는 게 좋지 않아~?' 이런 말을 내게 내뱉는 사람이  없길..!)     


그사이 다니던 병원과 2일에 갔던 병원 진료를 한 번씩 더 받았고, 안타깝지만 의사들이 내게 주는 위안이나 확신은 없었다. 다른 병원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던, 환자를 우선시하는 편인 병원에서도. 다행히 그이후 심한 통증은 찾아오지 않았다. 근종으로 인한 몇몇 불편함은 새삼스레 자각되었고, 감지되지만.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을 짜는 건 중요하니까, 대형병원 진료 예약은 해두었다. 역시나 예약이 바로 되진 않아서, 아직 한 달 남짓 남았다. 그동안 삶의 패턴을 할 수 있는만큼 바꾸어봐야지.      


 



+ 이 글은 본격 책 리뷰는 아니다. 일 때문에 글을 쓰지만, 요즘 느낀 점이나 일상을 길게 글로 풀어내지 못 하고 있었다.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려다가 길게 쓰여졌다. 인스타에도 물론 이 정도 길이로 올리긴 했지만, 인스타와는 조금 다른 버전의 글이다. 나중에 더 다듬어서 올려야지, 하다간 올리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래서 지금 이 상태의 글을 올려둔다. 다음에는 제대로, 책에 대해서 더 깊이 이야기 하고 싶다. 


지금은 책에 대해 한 줄로 쓴다면? "생각은 더 단단하게 만들고, 당장 행동하게 만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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