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11시에 밖을 나섰다. 11분을 뛰었고(걷기 조금), 11분을 걷고 왔다. 책상에 앉아 물을 마시며, ‘한주를 돌이켜보고 어떤 일상을 보냈는지, 어떤 번뜩이는 순간이 있었는지 생각해보시길’ 바란다는 상민님의 말을 떠올려본다.
오늘은 작업실에 가서 써야할 글을 쓰고, 친구집에서 맛있게 저녁을 먹고, 해야할 회의 두 개를 오프라인, 온라인으로 모두 참여했다. 10시에 일정이 끝나고~ 또 30분 넘게 누워 있었다. 누워서 잠깐 휴식을 취했는데, 그러다 또 괜히 좀 기분 안 좋았던 일들이 머리에 맴돌았다. 쉬다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전남친의 스토리가 리스토리 된 걸 보았던 것... 음... 그냥 중간에 서로 아는 사람이 없다면 이런 일이 없을텐데. 지난주에도 같은 계정에서 전남친이 나온 사진 게시글을 봐서 좀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그 스트레스 때문인지 며칠 동안이나 수술했던 부위인 배의 통증이 심각했었다. 그게 불과 지난 화요일까지의 일... 쉽지 않은 한 주였구나.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괜히 좀 울적해지기도 했다. 그게 최근 한 달간의 패턴?
하지만 다행히도, 화요일 이후로는 통증의 빈도가 줄었고, 호르몬약의 부작용인 우울감도 덜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선지! 오늘은 그 울적감이 오래가지는 않았다.
그걸 스스로 인지했을 때, 정말 얼마나 기쁜지... 호르몬은 스스로 제어하기가 쉽지않은 영역이라서 정말, 늪에 빠진 기분이기도 했었다. 오늘은 울적함에서 빨리 벗어나서, 역시, 이게 나의 원래 성격이었지, 싶었다.
달리기를 준비하면서, 다른 생각으로 전환했다. 어제 책방에서 산 읽고픈 책을 생각했다. 책방에서 만난 작가들과의 즐거웠던 대화를 생각했다. 오늘 친구랑 나눴던 다정한 대화를 떠올렸고, 정세랑 작가의 책을 얼른 읽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마감해야 할 글도 있고, 써야할 글도 산더미~! 그 사람or 관련해서 생각할 겨를도 없는 걸.
그러면서 ‘보라야 행복하지? 읽고싶은 책도 있고 해야하는 일도 있고(많고)’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맞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달리면서도 (여전히 숨은 헉헉대지만) 기분이 좀 좋았다. 듣는 노래에 맞춰 조금은 천천히 뛰는데, 페이스가 6초 후반이나 7초대로 유지되었다. 조금 천천히더라도 뛰는 시간을 늘리니 만족감도 커졌다.
내일은 달리기를 쉬고, 화요일은 달려야지. 혹시 오늘보다 체력이 좀 떨어지더라도, 그래도 또 달려야지.
"오늘의 보라님 글을 보며 공감이 많이 가서 마음이 자주 찡해졌어요ㅠㅠ꼭 보고 싶지 않은 장면들은 내몸과 마음이 다 여유 없을때 찾아 오는거 같아요. 그럼에도 기록도 나누어서 기록해보고 걷고 뛰며 생각을 전환하고 좋았던 생각들을 떠올리며 좋지 않은 생각과 마음들을 내려놓으시려는 그 마음들이 분명 단단해져서 몸도 마음도 튼튼해지실 거예요!!!우리 다음주도 같이 잘 달려요!"
이 기록을 올리는 7월 12일의 메모
- 이때가 나아지기 시작하는 모멘텀이었구나, 싶어진다. 당시의 스트레스, 힘듦, 몸의 피로가 느껴지지만 그래도. '보라야 행복하지?'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인 그 순간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