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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0시쯤에 달리실래요?”/ 8월 3일 달리기

밑미 7월 리추얼 하루를 매듭짓는 <주 3회 저녁 달리기 x 글쓰기> ⑩

by 구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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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일(화) 달리기


“오늘 10시쯤에 달리실래요?”


7시가 되기 전 카톡이 왔다. 오! 기분이 좋았다. 함께 달리자는 카톡이라니! 그렇게 또 우리는 10시에 응암역에서 만났고 준비 운동을 하고, 달렸다.

지난번보다 페이스도 조금, 더 빨라졌다. 그럼에도 달릴 만 했다. 그래서 신기했다. 그렇게 또 20분을 채웠다.


지난주 화요일 같이 달리면서 처음으로 20분을 달리고, 목요일에 혼자 20분을 달리고, 토요일엔 15분을 달리고 걸었다. 그러니 오늘로써 20분 달리기 세 번째. 세 번정도 하고나니 느낌을 조금 알 것 같다. 20분 이상도 달려보고 싶지만 아직은 계속 20분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지.


다음엔 마포구청쯤에서 만나서 한강을 달려보기로 했다. 그 다음이 다음주일지 언제일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기분 좋은 ‘다음’이다.


+


<달리기를 하면서 생긴 변화를 생각해보며>


-예전엔 저 멀리서 신호가 초록색으로 바뀌면, ‘안 되겠다, 다음 신호를 건너야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이 정도 거리면 달려서 건널만한데!!’ 생각하며 달린다. (엄청난 뙤약볕이 아닌 이상..!) 일상에서 느끼는 굉장히 사소한 변화지만, ‘건널 만하다’고 생각하며 달려서 건너는 내 모습이 좋다.


-위의 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 지난주 일요일, 고향에서 올라오는 아빠를 마중가는 길이었다. DMC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공항철도를 가야했는데, DMC역 근처에서 버스를 내린 시각으로부터... 7분 후 공항철도가 도착했다. 그걸 타지 않으면 10분 넘게 기다려야하고 아빠가 그럼 역에서 기다려야하는 상황. 그러고 싶지가 않았다. 빠듯하게 출발한 나 스스로를 탓하기에도 다급한 시간.


달렸다! 달리면 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데 정말... 역시 공항철도. 평소에도 그렇게 6호선에서 공철로 갈아탔으면서도 그렇게 거리가 길다는 걸 잠시 망각했었던 것 같다. 힘을 내서 달리고 달리는데도 계속 되는 에스컬레이터, 기~다란 무빙워크... 쪼금 좌절하면서도 그래도 달렸다. 달리면서 한 생각은...


‘달리기 안 했으면 이번 지하철은 정말 진작에 포기했겠다’


결국 달리고 달린 끝에 공철 플랫폼에 도착했고 딱 맞추어서 탔다.�


- ㅋㅋ 이상... ‘횡단보도 그리고 버스에서 지하철 환승할 때에 달린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인증글에 달린 댓글 중에서


-ㅋㅋㅋㅋ우왓 달리기가 일상에 스며든 가슴뭉클한 이야기!!!! 억지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 만큼 따뜻한건 없는 것 같은 요즘이예요!


-지하철과 버스 잡기에 유용한 실용적 운동인 달리기 ㅋㅋㅋ


- 달리기가 출퇴근에도 도움을 준다니 깜짝 놀랐습니다 ㅋㅋㅋㅋ 아주아주 신선했달까요. 보라님도 이제 20분 달리기가 가뿐해지신거 같아요. 날이 풀리고 가을이되면 훨씬 더 나은 러너가 되어 계실거라 확신합니다�


-저도 밑미 처음 시작할때 생겼던 변환데 신호등에서 달릴때 예전엔 하ㅠㅠ버거워 였는데 지금은 가볍게 잘 달리는 나를 보고 오호 나 달리기 빨라졌네..?덜버겁네..?이러면성 달리기가 내 일상에 스며듬을 느꼈는데...보라님과 비슷한 성취들을 함께 하며 더 큰 연결감을 느껴서 행복하고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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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올리는 8월 6일의 메모

다시 봐도 기분 좋아지는 글이다. 함께 달리자는 제안. 20분 동안 달리기. 다음엔 한강 달리기를 약속하는 장면. 그리고 달리기하며 생겨난 소소한 변화에 대해 쓴 부분까지.

달리고, 건강해지고, 힘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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