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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보라 May 08. 2022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고, 같이 공연보러 갈 수 있는

그런 음악 취향이 통하는 사람과 만나고 싶다

며칠 전 본 노을

1. 음악 취향이 통하는 사람과 만나고 싶다. 음악 취향과 만나고픈 사람에 대해서. 특히 지난 열흘 동안 틈틈이 계속 생각한 주제였다.


2. 그동안 음악 취향이 통하는 남자랑 만나고 싶다는 얘기를 주위에 했을 때, 꼭 음악 취향이 통해야하냐, 그냥 각자 취향 다르거나 상대방이 음악 취향이 백지장처럼 없어도 다른 게 통해도 되지 않냐는 반응들을 마주할 때가 있었다.


3. 시작되는 생각. 내 삶에서 음악 듣는 게 중요하고, 그 감성이 통하는 건 특히 연애에서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그게 안 통하는 사람 또는 통할 음악 취향조차 없는 사람과 연애를 한다...? >> 내 입장에서 그건 '왜, 굳이 사귀지?' >>> 그럴 바엔 연애를 안 하고 말지! 결혼은 더더욱.


가치관과 취향을 버리면서까지 내가 반할 남자가 있으면 모르겠는데 있지도 않은 상황에 이런 고민을 했다. 열흘 동안.


4. 그리고 커다란 걸 깨달았다. 내가 실제로 자주 보는 친구들 중에선 음악 취향이 통한다고 생각하는 이가 거의 없다! 


5. 이걸 깨닫고나니 진짜 어쩐지 그래서 연애가 끝나면 내가 더 외로웠나보다, 싶어졌다. 음악 취향이 맞는 사람과 사귀다가 헤어지면 좋아하는  음악은 많아졌는데, 그 음악 나눌 이가 사라졌고, 그리고 그 음악이 좋은데 그 사람이 생각나서 듣기 어려운 음악들이 생긴다....


6. 다섯 손가락도 지나치게 많을 정도로 적다. 거의 없다고 보면 되는데, 그중 한 명은 9와 숫자들 덕분에 알게된 친구. 결국 취향으로 만난 친구 외엔 없는 셈이다.


7. 이렇게 주위에 음악 취향 통하는 사람이 없으면 락페에 같이 갈 수가 없다!!


얼마 전에도 친구랑, 우리 펜타든 어디든 같이 가자고 하고, 근데 서로 시간 안 맞거나 보려는 팀 공연 날짜 다르면.. 그럼 같이 못 보는데 그런 얘기를 했었다.


"야외 락페 혼자 간 적 있어?"

"아니, 없지!!"

"혼자 가게 되면.. 마치 저기 뒤에 일행이 와 있다 생각하고 공연을 보는 거야. 원래 락페 가도 각자 다른 스테이지 갈 수도 있잖아?"


이렇게 얘기는 해보았지만. 그래도 같이 가고 싶지 혼자 가고 싶지는 않다.


8. 다시 돌아가면,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100퍼센트 좋아하길 바라지 않는다. 다만 상대방도 음악을 좋아하길 바라고 인디 음악이랑 락'도' 좋아해서 서로 알아가며 스펙트럼이 넓어지길 바란다. 나도 조용한 노래부터 신나는 노래, 어두운 노래 다양하게 듣고 좋아하고 즐기니까. 그리고 내가 잘은 모르는 장르더라도 상대방 덕분에 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한 줄로 쓰면


서로의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고, 같이 공연을 보러갈 수 있는 사람.


9. 음악 취향'만' 맞는 사람 만나고 싶다는 게 아니라, 음악 취향'이' 맞는 사람 만나고 싶다는 이야기. 사귀면서 음악 취향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들은 많단 거 충분히 알지만 음악 취향은 많이 중요한 부분이라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음악 취향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려다가, 그런 기준이 높아서 사람을 못 만나고 연애를 못 하고 있다라거나, 예전에 만났던 사람과는 음악 취향 그렇게 잘 맞아도 결국 끝나지 않았냐라는 이야기를 들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이 점에서 이 생각들이 이어나왔다.  


이건 저의 취향과 가치관이에요.


10. 쓰다보면 내 음악 취향은 무엇인가 생각이 들고... 음악 듣고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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