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 장강명 / 유유히 / 2023년 2월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은 장강명 작가가 소설가로서의 삶과 한국 출판계의 현실을 이야기한 책이다. 기자로 11년을 일하다 소설가로서의 삶을 살기 시작한 장강명 작가는 한국 사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장편 소설 『표백』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픽션뿐만 아니라 논픽션 영역에서도 책과 출판계, 문학상 시스템, 독서 생태계에 대해 이야기 하며 사회적 이슈를 다루어왔다.
이같은 그의 행보는 문학계에서 다소 독보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다른 업으로 살다가 소설가라는 직업을 선택한 사람이 바라보는 소설가로서의 삶, 한국 출판계에 대한 시선이 잘 드러난다.
장강명 작가의 현실적이고도 강단있는 이야기는 무척 재미있고 다채롭다. 프롤로그에 이어 1부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2부 ‘소설가의 돈벌이’, 3부 ‘글쓰기 중독’ 그리고 작가의 말이 있는데, 매우 구체적이고도 적나라하다. (앤솔로지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에선 여러 작가들의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이야기의 편차가 심하고 경험을 이야기하는 정도인 글이 많아 아쉬웠다.)
이 책은 처음부터 기획된 책은 아니었다. 월간 <채널예스>와 월간 <방송 작가>에서 연재한 원고들, 출판사나 언론사, 작가축제 등에서 청탁 받아 쓴 원고들 등 많은 원고들을 함께 엮어낸 책이다. 그래서 편집자로서 이 책을 편집하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시간이 다소 흐른 글과 각기 다른 곳에서 연재한 글들을 하나의 단행본으로 기획하기 위해서, 카테고리로 묶되 어떻게 한 책에 이 원고들이 들어가도록 구성하고 어우러지게 만들 것인지 많은 고민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 책은 3부로 구성을 잘 나누어 두고, 각 글마다 현재의 덧붙인 글이 있어서 그때와 현재를 비교하며 읽을 수 있게 만들어두었다. 그래서 글이 ‘지나간 글’이 아니라 ‘지금 현재의 글’이 될 수 있었고 더 공감하며 읽었다. 예를 들어 2018년의 글에 있던 상황이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이뤄진다는 덧붙임 글을 읽으며 출판계 현실이 크게 변하지 않았단 것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을 때 묘미는 글마다 뒤에 적혀 있는 ‘덧붙임’ 글이었다.
그 ‘덧붙임’이 가장 긴 글은 2부의 ‘출판 계약을 해지하며’다.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의 과정 자체도 한 편의 글이 될만큼,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편집자는 회사를 퇴사해 출판사 ‘유유히’를 차렸고, 이 책은 출판사 ‘유유히’의 첫 번째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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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몸 담았던 곳을 떠나면서 그곳에 대한 비판을 하는 책도 있다. 그 또한 무척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더 어려운 일은 현재에 몸을 담고 있고, 앞으로도 몸 담을 곳에 대해 비판하는 일이다. 장강명 작가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쓰는 즐거움과 감동을 느끼길 바라고 결국 독서 생태계가 더 많이 활성화되길 바란다. 그렇기에 출판계가 더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비판할 지점을 비판했다고 생각한다.
이는 장강명 작가만이 할 수 있고, 장강명 작가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