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 담기

What do you do?

자신을 재 인식하기

by 피터정

영어에서 ‘What do you do?’는 ‘어떤 일을 하세요?’라는 뜻이다. 한마디로 상대방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를 물어보는 표현이다.


영어권 외국인을 처음 만나면 이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나도 이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이 질문을 받으면, 자신의 직장이름을 대며 거기에서 일한다고 대답한다. 나도 그렇게 대답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맞게 대답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What is your job?'이라고 묻지 않는 거지?"라는 생각을 했다.


영어표현으로 'job'은 직업을 묻는 것이고, 'do'는 직업보다는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다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것 같지만 차이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나라 정서상 한국인끼리 처음 만나서 "직업이 뭐예요?"라고 묻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어떤 일 하세요?라고 묻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한국이나 영어권이나 정서는 비슷한 것 같다.

맞다. 'What is your job?' 보다는 'What do you do?'가 처음 만난 사람에게 더 완곡한 질문이다.


'What do you do?'라는 질문을 받으면

예를 들어서 '카카오'라는 회사에서 근무한다.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대답을 한다면, 자신이 그 회사의 고용인중 한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카카오'라는 기업과 자기 자신은 분명 별개다. 그래서 '카카오'가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여겨지기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


지금은 기업들도 구성원들의 역할이 많이 세분화되어서 각자의 전문성을 요구한다. 그래서 '카카오'라는 기업에서 근무합니다. 보다는 '카카오 브런치스토리팀에서 기획일을 하는 사람'이 질문에 부합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포함한 답변일 것이다.


그러면 그 사람은 '카카오 직원 중 1명'보다는 '독립적인 기획자'로 인식되는 것이다. 마치 로펌의 이혼전문 변호사나 대학병원에서 신경외과 전문의로 일하는 것 같은 구체적인 역할이 포함된 표현이다.


자본주의 사회를 넘어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바쁘게 살다 보면 자신을 잠깐씩 잊는 경우가 있다. 자신이 기획자인지, 아니면 피고용인으로 많은 직원 중 한 사람인 지는 자신이 정해야 한다.


그래야 혹시 직장생활이라는 항해 중 잠시 길을 잃더라도 원래의 목적지를 다시 찾아갈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회사나 조직 내에서도 남들과 비교하기보다는, 하나뿐인 자신을 믿고 혼자 자기만의 길을 가야 한다. 결국 인간은 혼자다.


그리고 자신의 의지와 선택으로 사는 게 진짜 인생이다. 살다 보면 그 선택을 후회하게 될 날도 오겠지만, 그 선택이 타인에 의한 것이 아닌 자신의 선택이라면 감당할만할 것이다.

나도 그런 일을 많이 겪어봤다. 그래서 그만큼 더 성장한다는 것도 안다.

그리고 세상은 내가 없어도 우주의 법칙대로 잘 돌아간다. 단지 내가 이 세상에 오게 된 것은 분명 나만의 쓰임이 있기 때문인데, 그것을 찾아가는 것이 각자의 몫이다.


나는 그 질문을 항상 스스로에게 하며 그때마다 조금씩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만들어간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파리올림픽이 남긴 노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