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럿 왕비 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
브리저튼 시리즈 중 1편을 가장 재밌게 봤고, 2편은 보다 말았고, 외전을 봤다. 1편에서 독특한 말투와 시선으로 극에 등장하던 샬럿왕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외전은 진행된다. 1편에서 샬럿왕비가 독선적이면서도 무엇인가 근본 가치에 대한 믿음이 있어 보이는 태도에 어떤 인물일까 궁금했다. 왜 그런 삶의 태도를 갖게 되었는지 외전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조지왕을 보며, 큰 아들 생각을 많이 했다. 본인의 관심사에 폭 빠져 있지만, 세상일에는 관심 끄고 싶은 사람. 그러나 왕자라는 무게에 자신을 숨겨야 하고, 그 짐을 가져가야 하는 사람. 물론 내 아들은 그런 짐을 가지고 있진 않다. 하지만 외로운 아이다. 지금이야 가족의 사랑과 호응이 있어 성장하고 있지만, 성인이 된 큰아이의 모습을 생각하면 이 아이를 인정해 주고, 함께 삶을 살아가줄 동반자가 한 명쯤은 나타나길 바란다.
조지는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내고, 인정받기 위해 무던히 노력한다. 성인이 된 후에도 어머니, 샬럿왕비에게 자신을 숨기려 노력한다. 그것이 인정받을 수 없는 영역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나의 큰 아이도 본인의 관심사와 취미가 독특해서 친구들 사이에서도 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지내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을 가리려 하진 않을까 기우 섞인 탄식을 해본다. 아이의 독특함이 부담스러우면서도 자신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으며 성장하게 될까 봐 한편으론 걱정이다. 이래도 저래도 모두 걱정인 게 엄마의 마음이다.
브리저튼 외전에서 조지왕을 유일하게 인정 해준 샬럿왕비와의 모습에서 조지왕은 행복하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해 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지왕을 인정하기까지 샬럿왕비는 얼마나 괴로웠을까. 그리고 힘들게 조지왕과의 결혼생활을 유지했을까. 샬롯왕비가 조지왕의 모습을 인정하기까지 감정의 소용돌이가 오가는 장면에서 나를 비롯한 ADHD 또는 자폐스펙트럼 자녀를 키우는 엄마의 모습도 보았다. 그래서 더 어려워 보인다. 엄마 정도의 마음이어야 가능한 '인정'이 아닐까 라는 생각에 머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어딘가엔, 우리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언젠가, 자신의 삶을 인정해 줄 친구, 동반자와 함께 하는 모습에 또 다른 감동과 눈물을 흘릴 날을 기대해 본다. 그것이 내가 애쓰고, 희망하며 이 아이를 키우는 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