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은 고통과 쌍둥이야.
큰 아이가 '나름대로 노력 중'이라는 말을 최근에 자주 했다. 근데 왜 내가 보기에는 노력하는 걸로 보이지 않을까. 노력한다는 아이의 모습이 하나도 안 힘들어 보였다. 엄마도 너무 하지, 노력한다는 아이를 칭찬하지는 못할 망정 안 힘들어 보여서 노력이 아니라는 말을 쓰고 있다. 그러나 내 생각엔 변함이 없다.
노력, 인내, 조절, 고통, 성과, 공부근육이라는 단어가 다른 단어이지만, 그 맥은 함께 한다. 개인적으로 내 삶에 있어서 성과에 대한 목표는 낮지만, 과정에 있어서는 치열하게 살고 싶고, 아이에게도 그렇게 요구한다. 주변에서는 나처럼 사는 것이 누구나 가능한 건 아니라고 이야기하지만, 아이들에게 이러한 잔소리가 안 나갈 수 없다.
세상은 치열하며, 그 안에서 좌절하지 않기 위해선 과정에 최선을 다해보는 게 늘 후회가 없다. 성과는 한순간이고, 좋은 차, 좋은 집, 좋은 액세서리도 한순간이었다. 그렇듯 남들이 보기에 좋은 성과는 달콤해 보이지만, 최선을 다하는 과정안에서 느끼게 되는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희열이 올정도의 과정안에는 많은 노력과 고통이 따른다. 과정안에서 참아야 하고, 조절해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학생인 우리 아이에게 조절해야 할 것들은 많다. 게임, 유튜브, 잠, 친구, 그리고 큰 아이의 가장 큰 취미인 낚시까지, 참아야 할 것들이 셀 수 없다. 이것들을 참지 않고는 공부할 시간을 확보할 수 없고, 충분히 집중할 시간 없이는 공부를 할 수가 없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으며, 좋은 성적 없이는 본인이 원하는 공부를 하기 위한 준비가 되지 않는다. 즉, 고통을 참아 내는 인내가 있어야 한다.
노력하는 과정엔 반드시 고통이 따른다. 그러나 이 '고통'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고통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고통 뒤엔 희열이 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노력에 따르는 고통을 희열이라 생각하는 사람들. 그러면 그 노력과 고통을 즐길 수 있다.
ADHD 아이에겐 참아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다. 다른 이들에 비해 노력도 고통도 2배일 것이다. 하지만, 해봐야 한다. 그리고 노력과 고통, 그에 따르는 희열을 하나로 생각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아이가 공부할 때 노력과 고통을 참는 것에 따른 보상을 다른 부모들에 비해 자주 주는 편이다. 처음엔 이렇게 잦은 보상이 아이가 노력하는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하며, 기피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달리 생각하고 있다.
유대인들도 어린아이가 책을 읽으면 페이지마다 꿀을 발라놨다고 하지 않았나. 내 아이가 점점 그 과정과 결실의 달콤함을 하나로 여길 날이 오지 않을까. 어렵다. 보상에 더욱 목메는 ADHD 아이를 키우다 보니, 어느 적정선이 가장 좋은 보상일까 늘 고민한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ADHD 아이를 키우면서, 노력과 고통이 하나이고, 고통이 있어야 달콤한 성과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내가 육아와 훈육을 하는 전부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요즘 들어서 더 많이 한다. 하나하나의 결과에 집중하지 않고, 성인이 된 아이의 삶의 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엄마로, 어른으로 살고 싶다. 오늘도 이렇게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