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4 3문학회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양훈 Nov 30. 2024

한국전쟁과 기독교①

윤정란 지음

한국 기독교인들이 한국 사회를 주도하는 정치적·사회적 세력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탈식민과 냉전이라는 새로운 질서 체제 속에서 전개된 역사적 과정을 통해 밝힌다.     
"세계 질서가 탈식민과 냉전의 새로운 체제로 진행되던 역사적 과정에서 월남한 서북 출신의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세계의 중심을 흔들고 활용하면서 한국 사회에서 권력 핵심을 장악하고, 오늘날까지 정치적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되었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윤정란 교수

책머리에

한국 기독교사 연구에 입문한 후, 일제강점기부터 1960년대까지 근현대사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동안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19세게 말 이후, 조선 신분제 사회를 뒤흔들면서 새로운 시민사회를 꿈꾸었던 한국 기독교인들의 근대 민족운동이 광복 이후 정치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왜 연구가 되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사학계에서는 한국 근현대사를 설명하기 위해 식민지 근대화론 또는 식민지 수탈론을 주장하면서 뜨거운 논쟁을 펼쳐왔다. 이 논쟁의 키워드는 식민지 유산이었다. 특히 ‘박정희 정권의 경제성장’과 ‘일본 제국주의 식민지 지배’ 간의 연속과 단절에 대한 것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이 논쟁에서 항상 공백 상태로 남아 있던 것이 광복 이후 한국전쟁을 분수령으로 박정희 정권이 성립하기까지 15년간의 기독교 역사였다. 일본 제국주의가 남겨놓은 식민지 유산이라는 문제에 너무 깊이 몰두한 탓에 19세기 말 이후 정치·사회의 핵심 세력으로 등장한 기독교인들이 전개했던 근대 민족운동이 1945년 이후 탈식민과 냉전이라는 새로운 세계 질서 속에서 정치적·사회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재편되었는지에 대한 부분은 거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한국 근현대사 논쟁을 지켜보면서 15년간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서는 한국 기독교인들의 근대 민족운동이 광복 이후 한국전쟁을 거쳐 박정희 정권의 성립까지 끼친 정치적·사회적 영향력이 반드시 설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근대 민족운동의 역사적인 정체성과 그 자장 속에 있었던, 월남한 서북 출신 기독교인들이 탈식민과 냉전의 새로운 세계 질서 체제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그리고 한국전쟁을 계기로 어떻게 한국 사회의 정치적·사회적인 세력으로 부상하면서 박정희 정권과도 어떤 관련을 가지게 되었는지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여기에 대한 설명과 이해가 있어야만 한국전쟁뿐 아니라, 박정희 시대의 영향력이 오늘날까지 미치고 있는 한국 사회를 좀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랜 과제였던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연구를 시작한 지 5년 만에 이 책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이 책을 기회로 한국 근현대사 연구 영역이 보다 확장되고 새로운 논의의 장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후략 (…)   


윤정란 교수

숭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일제시대 한국기독교 여성운동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전남대 호남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로 재직했으며, 숭실대학교에서 한국사 강의를 하였고, 2021년 현재  서강대학교 종교연구소 연구원,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한국전쟁연구국제사업단(Beyond the Korean War) 연구원이다.     

윤 교수는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한 여성으로서 기독교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가 점차 영역을 넓히면서 조선시대부터 근대 독립 운동가들, 해방 이후 여성들의 삶까지 역사 속 여성 문제에 몰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견고한 남성 중심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조선시대에서 500년이 지난 오늘날 무엇이 달라졌는지 묻는다. 그동안 펴낸 저서로는 《조선왕비 오백년사》, 《한국기독교여성운동의 역사》, 《전쟁과 기억》(공저) 등이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