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드미트리치 구로프

안톤 체호프의 단편소설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by 김양훈
체호프의 독서과제: 단편소설은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희곡은 『갈매기』-함영준 교수의 「체호프 특강」에서 추천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의 남자 주인공 구로프는 겉으로는 성공한 유부남이지만, 내면에는 외로움과 공허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는 진정한 사랑을 통해 감정적으로 각성하며, 삶의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존재이다. 이러한 구로프의 변화는 체호프가 인간 내면의 섬세한 움직임을 어떻게 포착해내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구로프는 단순한 간통남이 아니라, 삶의 의미와 사랑의 본질을 찾으려는 인간의 깊은 내면을 상징하는 캐릭터이다.

이제 어찌어찌 한 달만 지나면 안나 세르게예브나도 그의 기억 속에서 안개에 덥히고, 다른 여자들처럼 어쩌다 꿈속에서나 가슴을 치는 그 미소로 나타날 것 같았다. 하지만 한 달이 더 지나고 한겨울이 되었는데도 바로 어제 안나 세르게예브나와 헤어진 듯 기억 속의 모든 것이 너무도 선명했다. 그녀에 대한 회상은 점점 더 거세게 불타올랐다. 고요한 저녁 무렵 숙제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그의 서재로 스며들어올 때, 레스토랑에서 로망스나 오르간 연주를 들을 때, 벽난로 속에서 눈보라가 윙윙거릴 때면, 갑자기 기억 속의 모든 것, 방파제에서 있었던 일, 산 위에서 맞은 안개 낀 아침, 페오도시야에서 온 증기선, 입맞춤 등이 되살아나곤 했다. 그는 오랫동안 방안을 서성이며 회상하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 회상은 꿈으로 변하고 상상 속에서 과거는 미래의 일과 섞여들었다. 안나 세르게예브나는 꿈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와 어디든 동행하며 그림자처럼 그를 따랐다. 눈을 감으면 마치 진짜인 양 그녀를 볼 수 있었는데, 그녀는 실제보다 더 아름답고, 젊고, 부드러워 보였다. 그 자신도 얄타에 있었던 그때보다 더 멋있어진 듯했다. 저녁마다 그녀는 책장, 벽난로, 방구석에서 그를 바라보았고 그는 그녀의 숨소리와 부드러운 옷자락 소리를 들었다. 거리에서는 여자들을 바라보며 그녀와 비슷한 여인이 없는지 찾아 헤매었다.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안지영 옮김) (3) 中
“이제야 비로소
진짜 사랑을 알게 된 것 같다.
그전까지는 진짜 사랑이 아니었어.”
-구로프의 독백
이 말은 구로프가 안나 세르게예브나를 사랑하게 되면서 느끼는 감정의 깊이를 드러내고 있다. 이전까지 수많은 여성과의 관계는 그저 허무하거나 육체적인 관계였던 반면, 안나와의 사랑은 삶의 진실에 닿은 감정으로 받아들여진다.

안톤 체호프의 단편소설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1899)의 주인공 드미트리 드미트리치 구로프는 매우 입체적이고 인간적인 캐릭터다. 그는 소설의 중심에서 내면의 변화와 감정의 진화를 겪으며, 체호프 특유의 섬세하고 사실적인 문체를 통해 그려진다. 다음은 구로프의 주요 성격과 특징에 대한 설명입니다.

1. 이중적인 인물

구로프는 외형적으로는 성공한 중년의 은행원이며 가정이 있는 유부남이다. 그러나 그는 결혼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여러 여성과 바람을 피우는 이중적인 삶을 살아간다. 그는 여성에 대해 경멸하면서도 동시에 여성에게 끌리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인다.

2. 무감각한 일상에 지친 인물

그의 삶은 규칙적이고 안정적이지만, 감정적으로는 공허하고 지루함을 느끼며 살았다. 이런 무미건조한 일상 속에서 그는 우연히 안나를 만나고, 이전에는 느끼지 못한 진정한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3. 감정의 변화와 성장

처음에는 안나와의 관계도 일시적인 연애로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에 대한 감정은 깊어집니다. 그는 처음으로 사랑에 빠지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감정적으로 성장하며, 이전의 자기중심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진실한 삶을 갈망하게 된다.

4. 사회적 제약과 내면의 갈등

구로프는 자신이 처한 사회적 지위와 가족, 도덕적 제약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안나와의 사랑은 진실하지만, 그것을 사회적으로 드러낼 수 없다는 점에서 그는 비극적인 인물이다. 체호프는 이러한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을 구로프를 통해 묘사한다.

“그는 두 개의 삶을 살고 있었다. 하나는 드러난 삶, 모든 이에게 알려진 삶이고, 또 하나는 진짜 삶이었다. 그 모든 것은 비밀에 싸인, 우연히 발생한 삶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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