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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양훈 Dec 11. 2023

영주십경가(瀛洲十景歌)

이재수 실긔, 夜月의 漢拏山)

장졸(將卒)이 이 노래를 맛츰에 제수(在守) 또다시 슐잔을 잡으시고 영쥬십경(瀛洲十景)¹을 노래하니 그 십경가(十景歌)는 아래와 갓도다.


칠천여척(七千餘尺) 한라산은 

남헤(南海)즁에 돌출하고

풍랑이 로호(怒號)³하야

해변에 물새들은

자연을 자어내니⁴

삼신산(三神山)⁵ 즁 제일인

영쥬산(瀛洲山)⁶이 이 안이냐

제일경(第一景) 성산일츌(城山日出)


동헤변(東海邊)에 두렷한 봉(峯)

일출산(日出山)이 분명하야

쥭장망혜(竹杖芒鞋)⁷ 차저가서

사방을 삷혀보니

바닷물은 울넝울넝

새벽빗은 반짝반짝

청산(靑山)이 어둡더니

동해산(東海上)에 붉은 박휘⁸

부상(扶桑)⁹에 놉히 떠

만국(萬國)¹⁰이 밝아진다.

어선(漁船)들은 일출보고

어긔여차 돗을 달고

물새들이 모혀드니

일출처(日出處)¹¹가 여긔로다.

우숩고도 우숩도다

과부(夸夫)¹²의 헛된 수고

일출쳐(日出處)를 차지려고

수쳔만리(數千萬里) 허보(虛步)¹³하되

성산일출(城山日出) 몰낫스니

그 령혼(靈魂)을 잠간 불너

이곳을 가라칠가

제이경(第二景) 영구춘화(瀛丘春花)¹⁴


방선문(訪仙門)이 두렷하다

방선문하(訪仙門下) 맑은 셈은

탄금셩(彈琴聲)을 자어내고

량안(兩岸)에 두견화(杜鵑花)¹⁵ 피고

류막(柳幕)¹⁶에 꾀꼬리 노래하며

공즁(空中)에 종달새 울 제

시인묵객(詩人墨客) 오고 가니

작작(灼灼)¹⁷히 붉은 꼿츤

이십만(二十萬) 도민(島民)을 대표하야

바람에 너눌너울

춤을 추며 환영한다.

류조등만(柳條藤蔓)¹⁸ 휘여잡고

허유허유¹⁹ 올나가니

우선대(遇仙台)²⁰가 여긔로되

신선은 간 곳 업고

고인행적(古人行跡)²¹만 력력(歷歷)²²히 그려잇다.

거긔 안자 시(詩) 을푸며

꼿 따서 냄새 맛고

배회고병(徘徊顧昞)²³ 구경할 제

붉은 단(丹) 자(字) 풀을 청(靑)은

가지가지 단쳥(丹靑)이라

츈흥(春興)을 도두우니

삼츈(三春)²⁴ 가경(佳景)²⁵이 이에 더 조흐랴.

제삼경(第三景) 귤림츄색(橘林秋色)


귤림츄색(橘林秋色) 죠흔 경치

강릉쳔수(江陵千樹)²⁶ 완연하다.

황금 누린 귤은 셩숙(成熟)됨을 자랑하야

향취를 진동하며

목사(牧使)는 미취(微醉)²⁷하고 

예기(藝妓)²⁸는 가무(歌舞)할 제

소년한량(少年閑良)들은

귤을 던저 밧고 쥬나

두목지(杜牧之))²⁹가 지내간 듯

가을경치 더욱 좃타

제사경(第四景) 산포죠어(山浦釣魚)


방화수류(訪花隨柳)³⁰하야

젼천(前川)³¹으로 나려가니

산지(山地)물은 바다로 흘으고

즁양(重楊)³²은 언덕에 느러진대

고기낙는 어옹(漁翁)들은

엄자릉(嚴子陵)³³의 본을 바다

칠리탄(七里灘)³⁴을 차저가니

물결도 잔잔하고

사방이 고요한대

크고 적은 어선들은

상하(上下)에 라렬(羅列)하니

적벽강(赤壁江) 화전시(火戰時)에

전선(戰船)이 련환(連環)한 듯

한거할 제 저 어옹(漁翁)은 

쳥약립 록사의(靑篛笠 綠簑衣)³⁵로

사풍세우(斜風細雨) 점은³⁶ 날에

조어(釣魚)에 듯을 부쳐

부귀공명(富貴功名) 다 바리고

오죵오호(吾從吾好)³⁷ 소요(逍遙)³⁸하니

달팔십(達八十)³⁹ 기다리는

강태공(姜太公)의 문정(聞情)⁴⁰이라

살진 궐어(鱖魚)⁴¹ 만히 낙고⁴²

의내일성(欸乃一聲)⁴³ 도두우며

단적사풍(短笛斜風)⁴⁴에 배 돌녀서

류교변(柳橋邊)⁴⁵에 술 박으니⁴⁶

산포죠어(山浦釣魚)⁴⁷라 하는대요 

제오경(第五景) 고수목마(古藪牧馬)⁴⁸


록초장장(綠草長場) 넓은 들에

수만용마(數萬勇馬) 오고 가며 소래치니

목자(牧子)는 마상(馬上)에 선듯 올나

동(東)에 번적 서(西)에 번적

마군(馬群)⁴⁹은 목자(牧子)⁵⁰ 보고

슌서(順序)따라 졍돈(整頓)하니

일청전쟁(日淸戰爭) 시작할 때

마군(馬軍)의 츌병식(出兵式)이

이에서 더할 소냐

룡록(龍驤) 호분(虎奮)⁵¹ 어승마(御乘馬)⁵²가 

이 땅에서 츌산(出産)하니 

국가산업(國家産業) 분명하다.

국가를 위하야서

용종마(勇聰馬) 갈으치고

상마(上馬)⁵³ 출전(出戰) 개선(凱旋) 하면

대장부 큰 사업이 이에 더 지날가

제륙경(第六景) 록담만설(鹿潭滿雪)


산수(山水)는 수려(秀麗)하야

서편에 두렷하고

동쪽에 누운 듯하니

청룡백호(靑龍白虎) 분명하고

쥬룡(走龍)⁵⁴이 력력(歷歷)⁵⁵하니

세계명산(世界名山) 여긔로다.

사시(四時)⁵⁶ 적설(積雪)하니

여름 더위 두렵지 안코

쥬위(周圍)가 우묵하니

분화구(噴火口)가 분명코나

산남(山南)에는 남풍이요

산북(山北)에는 북풍이라

한난(寒暖)이 상백(相拍)⁵⁷하니

오월이 불열의쳥츄(不熱疑淸秋)⁵⁸로다.

차침차침 나려가며

사방을 삷혀보니

석일(昔日)⁵⁹에 신선 노든 곳이

지금에도 완연하야

원해조간(遠害朝看) 본 록유(鹿遊)⁶⁰라

상상(雙雙)히 뛰는 사슴

사람보고 반기는 듯

적설(積雪)이 교교하야

은금(銀金)을 일웟스니

록담만설(鹿潭滿雪)이 안인가

제칠경(第七景) 령실긔암(靈室奇巖)


층암(層岩)은 첩첩하고

안계(眼界)⁶¹는 광활한대

인형(人形)⁶²이 은은(隱隱)⁶³하다,

녯적 사람 전(傳)한 말에

장군오백(將軍五百) 잇다기로

차저가서 상대하니

과연 허언(虛言)이 안이로다.

촉한삼국(蜀漢三國) 명장(名將)들이

사의회(私議會)⁶⁴를 회집(會集)한 듯

령실(靈室)은 자아관(自亞舘)⁶⁵이 분명하다.

세계식물(世界植物) 둘녓스니⁶⁶

세게공원(世界公園) 분명하고

고산과물(高山果物) 성숙(成熟)하야

식물(食物)⁶⁷이 풍성하니

극락원(極樂願)이 안인가

제팔경(第八景) 정방폭포(正房瀑布)


대헤(大海)는 망망한대

범섬이 두렷하다

반석(磐石)에 올나 안자

폭포경치 삷혀보니

서시과처(徐市過處)⁶⁸ 석벽상(石壁上)에

두렷이 떠 잇는대

비류직하 삼천척(飛流直下 三千尺)⁶⁹은

의시은하 락구쳔(疑是銀河 落九天)⁷⁰에

일광(日光)이 빗취여서

개인 날에 무지게라

떨어지는 폭포수는

바다로 흘으고

구슬갓흔 물방울은

이리저리 부대치니

려산(麗山)⁷¹ 화엄(華嚴)⁷² 두 폭포가

이에 더할소냐

밤이 당도(當到)하야

남극쳔(南極天)⁷³을 삷혀보니

일점명셩(一點明星) 반작반짝

로인셩(老人星)⁷⁴이 분명하다.

서광(瑞光)⁷⁵이 편조(遍照)⁷⁶하니

팔십청년(八十靑年)⁷⁷ 만히 난다.

우숩고도 우숩도다

진시황(秦始皇)의 헛된 수고

로인셩(老人星)을 몰나보고

불사약(不死藥)만 구햇고나

서한(西漢)⁷⁹도 로인성(老人星)을 보앗든가

삼쳔갑자(三千甲子)⁸⁰ 장수(長壽)햇네.

이런 경치 모도 보니

심신(心神)이 상쾌하야

떠날 생각 바이업서

그 자리에 안이 놀든 못하리라.

제구경(第九景) 산방굴사(山房窟寺)


그 자리를 겨우 떠나

굴사(窟寺) 형승(形勝)⁸¹ 탐경쳐(探景處)⁸²로

산방(山房)⁸³을 차저가니

쳔정(天井)에서 떨어지는 방울물은

구조(臼槽)⁸⁴에 가득하되

넘치난 일 바이⁸⁵ 업고

석벽(石壁) 우에 색인⁸⁶ 시화(詩畫)

시인묵객(詩人墨客) 차잣도다

상좌(上座)⁸⁷에 안즌 돌부처는

륙정륙갑(六丁六甲)⁸⁸ 모도하야⁸⁹

길흉화복(吉凶禍福) 판단는 듯

사방(四方) 부인婦人) 모혀 들어

몸 졍셩 고이 하고

불경(佛經)을 암송하며

백배천배(百拜千拜) 복을 비니

화봉삼츅(華封三祝)⁹⁰이 이에서 더할소냐

구조(臼槽)를 삷혀보니

삼사벡년(三四白年) 지넷스나

삼신산(三神山)의 굴목나무⁹¹라 

절맛다⁹²고 자랑하니

영쥬산(瀛洲山)의 명산목(名産木)을

굴목으로 알겟구나.

그 구경(求景)을 다 한 후에

산상(山上)에 올나가서

사방을 삷혀보니

층층한 석벽(石壁)길로 

백의(白衣) 입고 오는 거동(擧動)

불공(佛供)⁹³ 군(群)이 분명하다.

서편을 바라보니

지나(支那)⁹⁴ 복원(幅圓)⁹⁵ 보히는 듯

이어도(移御島)⁹⁶가 은은하야

녯적 회포 자어낸다

제십경(第十景) 사봉락죠(沙峰落照)


서산락조(西山落照) 지난 형상

우산풍경(牛山風景) 완연하다.

락조(落照)가 반사하야

사봉(沙峰)은 황금되고

서쪽하날 구름 속에

백구(白鷗)⁹⁷는 락죠(落照) 따라

홍료안(紅蓼岸)⁹⁸에 돌아들며

어부들은 배를 저어

어기엿차 노래하니

쾌활한 내의 생각

제경공(齊景公)⁹⁹을 비우스며

촌음시경(寸陰是競)¹⁰⁰ 앗기여서

사업성공 예탁하니

대장부 구경할 곳

사봉락조(沙峰落照) 뿐이로다.

아서라 이 구경을 다 하자면 

몃 날 갈 줄 몰으겟다.


이날 관덕정(觀德亭) 군악 소래가 질탕(迭蕩)하야 북소래는 둥둥 피리는 츠르럭 라팔은 뚜-뚜- 간지(干支)¹⁰¹ 풍악취타성(風樂吹打聲)¹⁰²은 여민동락(與民同樂)¹⁰³ 태평춘(太平春)¹⁰⁴을 고하엿다.


영실긔암(靈室奇巖) 점은 날에 산포죠어(山浦釣魚) 저- 어옹(漁翁)은 서암숙(西巖宿)¹⁰⁵의 잠을 깨여 낫대¹⁰⁶ 메고 춤을 추며 산방굴사(山房窟寺) 짓들인 새난 월색(月色)을 띄고 영구춘화(瀛丘春花) 차저갈제 군경(軍警)은 오경(五更)¹⁰⁷이요 오경이요 욋첫다. 여러 장졸(將卒)은 취흥이 도도하야 각각 처소에 돌아가서 창(槍)을 벼개하니 호접(胡蝶)의 꿈¹⁰⁸은 장주(莊周)¹⁰⁹를 차젓다.


수일(數日) 군사를 휴양한 후 오대현 강우백으로 수쳔병을 잇글고 동(東)으로 각처를 슌회하야 은익(隱匿) 폭도를 토멸케 하고 제주(在守)난 전군을 인솔하야 서(西)으로 대졍(大靜) 등지에 출동하얏다.


<옮긴이 註>

¹영쥬십경(瀛洲十景)-제주에서 경관이 뛰어난 열 곳.

²척(尺)-1尺=30.3cm 

³로호(怒號)-성내어 부르짖음. 바람, 물결 따위의 세찬 소리를 비유하는 말.

⁴자어내니-지어내니

⁵삼신산(三神山―신선이 산다는 전설 속 중국의 봉래산(蓬萊山), 방장산(方丈山), 영주산(瀛州山)

⁶영쥬산(瀛洲山)-조선 중기부터 중국의 삼신산을 본떠 한라산을 영주산이라고 병기한 지도가 등장한다. 지리산은 방장산, 금강산은 봉래산, 한라산은 영주산이라 칭하면서 한반도의 삼신산으로 불렀다.

⁷쥭장망혜(竹杖芒鞋)-대지팡이와 짚신의 뜻으로, 먼 길을 떠날 때의 아주 간편한 차림새를 이르는 말.

⁸박휘-‘바퀴’는 15세기 문헌에 ‘바회’로 나온다. 16세기 문헌에서도 ‘바회’가 일반적인데 그 어원은 분명치 않다. ‘바회’는 17세기에 오면 ‘박회’로 표기되기도 한다. 이전 시기의 ‘바회’와 비교해 보면 제1음절 말에 ‘ㄱ’을 첨가한 것이다. 이 ‘박회’는 20세기 전반기 문헌에서도 존재한다. 19세기 말의 <한영자전>(1897)에는 ‘박회’, 20세기 초의 <조선어사전>(1920)에는 ‘박회’에서 변한 ‘박휘’가 표제어로 실려 있다. 17세기의 ‘박회’는 같은 시기에 ‘바쾨’로 표기되어 나오기도 한다. 이 ‘바쾨’가 ‘ㅚ -> ㅟ’ 변화에 따라 ‘바퀴’가 된 것이다. ‘바퀴’는 20세기 이후 문헌에서야 목격할 수 있다. <조선어사전>(1938)에는 ‘바쾨’와 함께 ‘바퀴’도 실려 있는데 ‘바퀴’를 중심 표제어로 잡고 있다.

⁹부상(扶桑)-① 해가 뜨는 동쪽 바다 ② 중국 전설에서, 해가 뜨는 동쪽 바다 속에 있다고 한 상상(想像)의 신성한 나무, 또는 그 나무가 있다는 곳.

¹⁰만국(萬國)-세계의 모든 나라=萬邦

¹¹일출처(日出處)-해 뜨는 곳.

¹²과부(夸夫=夸士)-태양을 쫓다가 목이 말라 황하의 물을 다 마시고도 목이 말라 죽었다는 전설상의 인물<双列記>.

¹³허보(虛步)-헛걸음 

¹⁴영구춘화(瀛丘春花)-봄이 되면 제주시 오라동의 방선문(訪仙門) 계곡에는 진달래와 철쭉꽃이 만발하여 절경을 이룬다. 영구(瀛丘)는 방선문의 다른 이름이다. 옛날 제주에 부임한 목사(牧使)들이 육방관속을 거느리고 풍류를 즐기던 곳인데, 시인 묵객들이 남긴 암각문이 즐비하다.

¹⁵두견화(杜鵑花)-진달래꽃

¹⁶류막(柳幕)-휘늘어진 수양버들 가지를 비유적(比喩的)으로 이르는 말.

¹⁷작작(灼灼)-붉은 꽃이 눈부시게 활짝 핀 모양. 皎皎雲間月 灼灼葉中華(맑고 밝은 구름 사이의 달, 활짝 핀 잎 속의 꽃. <詩經 周南桃夭>.

¹⁸류조등만(柳條藤蔓)-버드나무 가지와 등나무 덩굴.

¹⁹허유허유-헐떡이며-> (심청전의 예문- 심봉사가 이집 저집을 다닐 적에 삼베 길쌈 허노라고 히히 하하 웃음소리 얼른 듣고 들어가, “여보시오, 부인네들, 인사는 아니오나, 이 애 젖 좀 먹여 주오.” 오뉴월 뙤약볕에 김매고 쉬는 곳도 허유허유 찾아가, “이 애 젖 좀 먹여주오.”)

²⁰우선대(遇仙台)-방선문 계곡에서 왼쪽으로 약 70여m를 오르면 바위 군락이 있는데 그중 제일 크고 보기 좋은 곳으로 신선을 만나는 바위란 뜻이다. 마모가 아주 심해 글자는 희미하다.

²¹고인행적(古人行跡)-옛사람의 자취 .

²²력력(歷歷)-모든 것이 환히 알 수 있게 똑똑함.

²³배회고병(徘徊顧昞)-좌고우면(左顧右眄)과 같은 의미로, 왼쪽을 돌아보고 오른쪽을 곁눈질한다는 뜻이다.

²⁴삼츈(三春)-음력 정월에서 3월까지 봄의 석 달 동안, 즉 맹춘(孟春), 중춘(仲春), 계춘(季春).

²⁵가경(佳景)-아름다운 경치.

²⁶강릉쳔수(江陵千樹)-삼국시대 오(吳)나라 이형(李衡)이 “강릉(江陵)에 천 그루의 귤나무만 있으면, 식읍(食邑)을 가진 집안에 부러울 것이 없다(江陵千樹橘 當封君家)”라는 태사공(太史公)의 말을 상기하면서 가족 몰래 무릉(武陵) 땅에다 귤나무 천 그루를 심어서 자손들이 부유하게 살도록 했다는 고사. <三國志 卷48 吳書 三嗣主傳 註引 襄陽記> 

²⁷미취(微醉)-약간 취함. 

²⁸예기(藝妓)-가무(歌舞), 서화, 시문 따위의 예능을 익혀 손님을 접대하는 기생.

²⁹두목지(杜牧之)-당나라 때의 시인 두목(杜牧)의 자(字). 두목지는 너무 잘생겨서 그가 술에 취해 양주 거리를 지나가면 기녀들이 던진 귤이 수레에 가득했다고 한다. -취과양주귤만거(醉過揚州橘滿車)의 고사.

³⁰방화수류(訪花隨柳)-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 노닌다.

³¹젼천(前川)-앞내.

³²즁양(重楊)-우거진 버드나무.

³³엄자릉(嚴子陵)-엄자릉은 동한 시기의 저명한 은사(隱士)이자, 광무제 유수(劉秀)의 학당(學堂) 친구였다. 엄자릉은 광무제 유수가 천하를 평정하자 돌연 칠리탄(七里灘)에 숨어 살며 유수를 만나지 않았다.

³⁴칠리탄(七里灘)-부춘산(富春山)은 중국 절강성(浙江省) 동려현(桐廬縣)에 있는 산 이름으로, 후한(後漢) 광무제(光武帝) 때의 고사(高士)인 엄자릉이 은거한 곳이다. 광무제와 동학(同學)한 인연으로 어려서부터 절친한 사이였던 그는 광무제가 제위에 오르자 이름을 바꾸고 자취를 감추었는데, 뒤에 광무제가 간의대부(諫議大夫)로 불렀으나 나가지 않고 부춘산 칠리탄(七里灘)에서 낚시질하며 생을 마쳤다고 한다. 

³⁵쳥약립 록사의(靑篛笠 綠簑衣)-푸른 삿갓에 녹색 도롱이. 록사의는 짚이나 띠 따위로 엮어 허리나 어깨에 걸쳐 두르는 비옷이다. 당나라 시인 장지화(張志和)의 어부가(漁父歌)에 나온다.

西塞山前白鷺飛  

桃花流水鱖魚肥  

青箬笠綠蓑衣 

斜風細雨不須歸    

서새산 앞을 백로가 날아가고, 

복사꽃 흐르는 물에 쏘가리가 살지다. 

푸른 대나무 삿갓을 쓰고 푸른 도롱이 옷 입은 채,

가랑비 부는 바람에 돌아갈 길 없으리라.

³⁶점은-저문

³⁷오죵오호(吾從吾好)-내가 좋아하는 데로 

³⁸소요(逍遙)-슬슬 거닐며 돌아다니다.

³⁹달팔십(達八十)-강태공이 80살에 정승이 되어 호화롭게 살았다는 일화를 빗대어, 호화로운 삶을 뜻하는 말.

⁴⁰문정(聞情)-성문과정(聲聞過情)의 줄임말. 이는 군자치지(君子恥之)의 뜻으로 명성이 사실보다 더 크게 나면 군자는 그것을 부끄럽게 여긴다는 말이다.

⁴¹궐어(鱖魚)-쏘가리

⁴²만히 낙고-많이 낚고

⁴³의내일성(欸乃一聲)-당나라 시인 유종원(柳宗元)이 쓴 ‘어옹(漁翁)’의 한 구절, “어부의 노젓는 소리에 산과 물이 푸르구나(欸內一聲山水綠).

漁翁夜傍西巖宿 

曉汲淸湘燃楚竹

煙銷日出不見人 

欸乃一聲山水綠

回看天際下中流 

巖上無心雲相逐

늙은 어부 밤이 되면 서쪽 바위에 기대어 잠들고

새벽엔 맑은 상강(湘江) 물을 길어다 초(楚)나라 대나무로 불을 지핀다.

안개 흩어지고 해가 뜨니 사람은 보이지 않고

어부의 노젓는 소리에 산과 물이 푸르구나.

하늘가 돌아보며 중류로 내려가니

바위 위엔 무심한 구름만 서로 따라가네.

*애내(欸乃 ǎi nǎi)-노 저을 때 힘을 내기 위해 내는 소리(开船的摇橹声).

⁴⁴단적사풍(短笛斜風)-대나무 피리인 단소 빗겨 부는 소리

⁴⁵류교변(柳橋邊)-버드나무 다리의 냇가

⁴⁶술 박으니-닻줄(술)을 내리니

⁴⁷산포죠어(山浦釣魚)-산지 포구의 고기잡이

⁴⁸고수목마(古藪牧馬)-고마장(古馬場)에서 말을 풀어 기르는 풍경.

⁴⁹마군(馬群)-말 떼.

⁵⁰목자(牧子)-조선시대에 나라의 목장에서 소와 말을 먹이던 사람.

⁵¹룡록(龍驤) 호분(虎奮)-각각 조선시대의 아홉 도장(都將) 중 하나. <응양(鷹揚), 호분(虎奮), 골격(鶻擊), 용양(龍驤), 표확(豹攫), 사후(獅吼), 뇌분(雷奔), 화열(火烈), 풍치(風馳)>

⁵²어승마(御乘馬)-임금이 타는 말

⁵³상마(上馬)-좋은 말, 잘 달리는 말

⁵⁴쥬룡(走龍)-말의 역할을 하는 용 

⁵⁵력력(歷歷)-모든 것이 환히 알 수 있게 똑똑함.

⁵⁶사시(四時)-춘하추동 사철.

⁵⁷상백(相拍)-서로 싸움.

⁵⁸불열의쳥츄(不熱疑淸秋)-이백(李白)의 ‘양원음(梁園吟)’에서 따온 구절. “평두건을 쓴 노복이 큰 부채를 부쳐주니 오월인데도 덥지 않고 맑은 가을인가 의심되네.(平頭奴子搖大扇 五月不熱疑淸秋)”의 뒷구절.

⁵⁹석일(昔日)-옛날

⁶⁰원해조간(遠害朝看) 본 록유(鹿遊)-우리 마음속에 해를 끼치려는 해물지심(害物之心)이 없으면 아침에 일어나 뜰에 나가도 사슴이 뜰앞에서 자며, 사람이 나와도 달아나지 않는다는 뜻. <金剛經 第十 莊嚴淨土分>의 해설 중.

⁶¹안계(眼界)-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범위.

⁶²인형(人形)-사람의 형상.

⁶³은은(隱隱)-겉으로 뚜렷하게 드러나지 아니하고 어슴푸레하며 흐릿함.

⁶⁴사의회(私議會)-사적인 모임.

⁶⁵자아관(自亞舘)-뜻이 분명치 않음.

⁶⁶둘녓스니-둘리었으니

⁶⁷식물(食物)-먹을거리

⁶⁸서시과처(徐市過處)-불로초를 찾아오라는 진시황의 명을 받들고 탐라에 도착한 서복(徐福) 일행이 불로초를 찾지 못하고 정방폭포 벼랑에 ‘서시가 다녀가노라(徐市過處)’라는 글귀를 남기고 서쪽 바다로 돌아갔다는 구전이 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이곳을 서귀포(西歸浦)라고 불렀다고 한다.

⁶⁹비류직하 삼쳔척(飛流直下 三千尺)-날릴 듯 떨어지는 폭포의 물줄기가 삼천 척이나 된다는 뜻으로, 곧바로 아래로 흘러 떨어짐을 말함. 이백(李白)의 망여산 폭포(望廬山瀑布)에 나오는 구절임.

⁷⁰의시은하 락구쳔(疑是銀河落九天)-마치 하늘에서 은하수가 쏟아지는 것 같구나. 위 이백(李白)의 망여산 폭포(望廬山瀑布)의 구절.

⁷¹려산(麗山)-려산(驪山)은 협서성(陝西省) 임동현(臨潼縣) 동남쪽, 람전현(藍田縣)의 람전산(藍田山)과 이웃해 있는 산으로 이 산 밑에 있던 온천 화청지(華淸池)는 양귀비가 목욕하던 곳으로 유명하다. 소동파는 정사를 돌보지 않고 토목 공사로 궁전을 세우며 유행(遊幸)의 즐거움을 탐하는 것은 나라를 망하게 하는 지름길임을 풍자하였다.

⁷²화엄(華嚴)-일본의 후아얀 폭포(華嚴瀑布)는 도치기현 닛코 국립공원에 위치한 폭포로, 중젠지 호수에서 흘러가며, 그 아래는 기노천의 지류인 오타니가와강으로 연결되어 있다. 화엄폭포가 형성된 이유는 중젠사 호수의 수압이 커서 호수 밑으로 물이 새고 물이 계곡 아래로 흘러내려 폭포를 형성하게 하기 때문이다. 화엄폭포는 '일본 3대 폭포'로 알려져 있고, 1931년 일본의 국가 명소로 지정되어 2007년 일본 지질 100위 후보에 올랐다.

⁷³남극쳔(南極天)-남쪽 멀리 하늘

⁷⁴로인셩(老人星)-노인성은 고도가 매우 낮아 지구 북반구의 중위도 지역에서는 관측하기가 쉽지 않다. 남쪽 하늘에 잠깐 나타나기 때문에 남극노인성(南極老人星)이라고도 불렀다. 따라서 이 별을 보면 장수한다고 믿게 되었고 수성(壽星)이라 불렸다. 토정비결의 저자 이지함은 조선의 사대부들 모두가 이 별을 보기 원했다고 했다. 1521년 김정, 1601년 김상헌, 1841년 이원조 등은 제주에 머무르면서 노인성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상서로운 일이라고 기록했다.

⁷⁵서광(瑞光)-상서로운 빛 

⁷⁶편조(遍照)-두루두루 비춤.

⁷⁷팔십청년(八十靑年)-80세 나이에도 건강한 노인.

⁷⁸서한(西漢)-한(漢) 왕조는 서한(西漢)과 동한(東漢)의 시기로 나눈다. 서한(西漢)은 전한(前漢)이라고도 부른다. 수도인 장안(長安)이 동한(東漢)의 수도 낙양(洛陽)의 서쪽에 있었기 때문에 서한(西漢)이라 불렀다.

⁷⁹동방삭(東方朔)-한(漢)나라 염차(厭次) 사람. 무제(武帝) 때 벼슬이 태중대부(太中大夫)에 이르렀으며 기이한 꾀와 재담으로 무제의 사랑을 받았음.

⁸⁰삼쳔갑자(三千甲子)-일갑자(一甲子)인 60년의 삼천 배, 곧 18만 년을 이른다.

⁸¹형승(形勝)-지세나 경치가 뛰어남.

⁸²탐경쳐(探景處)-아름다운 경치가 있는 곳.

⁸³산방(山房)-산속에 있는 집, 여기서는 山房山.

⁸⁴구조(臼槽)-절구통처럼 생긴 물통.

⁸⁵바이-아주 전혀

⁸⁶색인-새긴

⁸⁷상좌(上座)-절의 주지·강사·선사·원로들이 앉는 자리.

⁸⁸륙정륙갑(六丁六甲)-중국에서는 10개의 천간과 12개의 지지(地支)를 결합해서 60개의 간지를 형성하여 날짜의 표기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였다. 천간의 으뜸인 갑(甲)에 지지가 결합한 간지를 육갑이라 하여 양(陽)에 속하는 신으로 인식하였다. 이에 상대하여 육정은 음(陰)에 해당하는 신의 개념이 형성되었다. 육갑이 남신을, 육정이 여신을 상징한다. 

⁸⁹모도하야-모두 헤아려

⁹⁰화봉삼츅(華封三祝)-華 지역(지금의 龍溪縣 서북)의 봉경(封境)을 관리하는 사람이 순행을 온 요임금(堯帝)에게 수(壽), 부(富), 다남(多男)의 세 가지 축복을 한 고사로, 남에게 축하할 때 쓰는 말. <莊子 天地篇> *정조가 수원화성(水原華城)이란 이름을 정할 때 화봉삼축에서 화(華)를 따왔다.

⁹¹굴목나무(=굴묵이낭)-느티나무 

⁹²절맛다-젊었다.

⁹³불공(佛供)-부처 앞에 공양을 드림.

⁹⁴지나(支那)-중국의 다른 이름. 

⁹⁵복원(幅圓)-땅의 넓이 또는 지역의 넓이

⁹⁶이어도(移御島=離於島)-제주 사람들이 그리는 환상의 섬이자 유토피아의 섬.

⁹⁷백구(白鷗)-갈매기

⁹⁸홍료안(紅蓼岸)-붉은 여뀌가 핀 언덕

⁹⁹제경공(齊景公)-춘추 시대 제나라의 국군(國君). 제장공(齊莊公)의 이복동생인데, 그의 대부 최저(崔杼)가 장공을 살해하고 그를 세워 군주로 삼았다. 즉위한 뒤 최저를 우상(右相), 경봉(慶封)을 좌상(左相)으로 삼았다. 그의 재위 시 대신들이 서로 죽이는 등 조정이 극히 혼란했다. 궁궐 짓기를 좋아했고, 사냥개와 말을 모아 길렀으며, 세금을 무겁게 매기고 혹형을 가하는 등 사치가 끝이 없어 백성들의 고통이 심했다.

¹⁰⁰촌음시경(寸陰是競)-한 자 되는 구슬보다 잠깐의 시간(時間)이 귀중(貴重)하니 시간(時間)을 아껴야 한다는 뜻.

¹⁰¹간지(干支)-干支는 십간(十干)과 십이지(十二支)를 조합한 것으로, 육십갑자(六十甲子) 또는 줄여서 육갑(六甲)이라고도 한다.

¹⁰² 풍악취타성(風樂吹打聲)-풍악을 울리는 군악 소리.

¹⁰³여민동락(與民同樂)-백성과 동고동락하는 통치자의 자세를 비유하는 말.

¹⁰⁴태평춘(太平春)-평화로운 봄날.

¹⁰⁵서암숙(西巖宿)-늙은 어부는 서쪽 바위 우에서 자고(漁翁夜傍西巖宿) *류자후(柳子厚)의 詩, 어옹(漁翁)의 한 구절.

¹⁰⁶낫대-낚싯대의 옛말.

¹⁰⁷오경(五更)-새벽 네 시 전후.

¹⁰⁸호접(胡蝶)의 꿈=호접몽(胡蝶夢)

¹⁰⁹장주(莊周-장자(莊子)의 본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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