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100세 밤나무

라 라구나에서 트리아카스텔라까지, 100세의 고령 밤나무

by 신유연향

2023년 06월 02일, 28일차

La laguna(라 라구나)→ Triacastela(트리아카스텔라), 알베르게 : Complexo Xacobeo Albergue

거리 : 23.4km

날씨 : 맑았다 11시에 비 (최저 10, 최고 20)


작은 마을을 10개를 경유하는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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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올라갔다가 내려온 길, 신부님께 선물 받았다는 성당이 있는 곳으로 출발한다.

아침 해가 떠오르는 시간이다. 산을 오르며 다시 맞이하는 아침 해를 머금은 풍광에 또 감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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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갈리시아 지방이다.

표지석은 이제부터 소수점 이하 3자리까지 표시된다. 산티아고까지 160,98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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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보지 못했던 성당의 바깥에 위치한 동상 앞에 섰다. 노란 화살표를 고안한 돈 엘리아스 발리아나(Elias Valina)이다. 성당 안에는 왼쪽에 엘리아스 발리아나의 무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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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그 성벽에서 다시 한번 포즈를 취해본다.

정상에 위치한 오 세브레이로( O cebreiro) 마을인데, 어제 그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자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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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 마을 오 세브레이로에서 능선을 따라 걷는다.

이어서 뽀이오 언덕(Alto do poio)을 만나 가파른 언덕을 오르다가 다시 능선 따라 걷는다.

내리막길로 이어진 마을에 접어들었다.

소똥이 밟히고 냄새 또한 대단하다.

대형 목축견을 대동한 소떼를 만나면 좁은 길에서 자칫 소 꼬리에 맞기도 하니 잠시 쉬거나 재빠르게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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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은 쾌적하고 맑다.

손이 시려울 정도로 약간 춥다.

"아니, 두꺼운 장갑을 준비하라는데 이해할 수 없었어. 짐을 줄이고 줄이다가 마지막으로 그것도 뺐는데 말야"

언니의 말에 '나도, 나도' 동감했다.

어떤 사람이 두툼하고 큰 겨울 장갑을 샀는데 그 장갑이 부러워서 자꾸 집에 남겨 놓고 온 겨울장갑이 생각나는 것이다.


오 세브레이로 마을에서 성당을 한 번 더 둘러보고 아침을 먹자 했으나 사람들이 많았다. 그곳 알베르게에서 묵은 사람들을 포함하여 식사를 하러 온 사람들로 많이 북적였다.

줄 서지 말자며 지나치고 나니 대여섯 마을을 지나도록 카페가 없다.

얼마나 작은 마을인지 소똥, 말똥이 널브러진 길인데도 인적이 없다. 마을이래야 서너 가구뿐.

바깥에서 말의 엉덩이를 쓰다듬던 사람과 눈인사를 하고 지나치는데 Fonfria 마을 초입에 카페가 있다.

이상하리만치 입구가 컴컴하여 반신반의하였으나 내부는 넓고 사람들이 많은 게 아닌가?

많은 사람들 때문에 기다렸다가, 둘이서 3인분을 주문하고 언니를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뒤늦게 들어온 대장에게 혹시 못 봤냐고 물었다. 커피 주랴 했더니 커피 싫다 한다.

덕분에 커피와 주스를 따블로 마셨다. 언니 몫으로 산 달걀 프라이 두 개를 두 쪽의 빵에 싸서 가방에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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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시골처럼 이 곳도 휴경지가 많다. 특히 높은 데에 위치한 이런 밭은 경작을 멈춘 듯 보인다.

이 밭이 모두 샤스타데이지 꽃으로 일렁인다.

저 멀리 밭까지 다 점령한 상태인데 장관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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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카페에 들어섰다.

여기에서도 언니를 기다려 보았으나 오지 않는다.

마침 침대 짝이 당도하길래 아까 카페에서 만든 샌드위치를 내놓으니 달게 받는다.

나중에 들으니 언니는 우리가 들어갔던 카페의 다음다음 마을, 산꼭대기 마을에서 맛난 점심을 먹었다 했다.

우리가 보이지 않아 빨리 만나서 같이 밥을 먹으려고 걸음을 재촉했단다.

늦은 줄만 알았던 언니가 먼저 앞 선 것이다.

그 점심이 흡족해서 좋았다 하니 안심이 되었다.

스페인어로 된 안내문을 들여다보는 사람이 있어서 나도 파파고를 돌려보았다.

역시 잘 모를 말이었는데, 이 작은 성당이 거창한 유물을 간직하였다니 믿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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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게 기다리던 언니를 결국 목적지에 가까운 마을 Bibuedo 에서 만났다.

서로를 찾던 이야기는 오래 나누는 무용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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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아카스텔라 마을에서 만난 100세 밤나무이다.

밤나무 산지이며 맛 좋은 알밤으로 유명한 우리 정안면 월산리에도 110년 된 밤나무가 있다.

정안면 월산리에서는 밤꽃이 필무렵 기원제를 열어 밤 풍년을 기원하였다.

잎이 무성하고 자태가 웅장한 이 멋진 나무가 계속 이 자리를 지켜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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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마을을 10개나 지나면서 카페를 찾다가 언니랑 숨바꼭질했지 뭐야.

덕분에 서로 만나려는 마음에 걸음이 빨라졌고 서둘러서 랭킹 안에 알베르게에 도착했어.

3시에 근처 Parrillada Xacobeo 맛집에서 스테이크를 먹었어.

길이 어긋나는 바람에 같이 못 먹은 밥 먹기를 했지. 같이 슈퍼도 갔고.

이제 사과, 바나나, 물을 배낭에 챙겨 넣고 이 글을 쓰는데 포트를 가져온 님이 계란을 삶아서 나눠 주네.

계속되는 행운 얘기인데, 오늘도 역시 숙소에 도착하니 비가 내리더군.

비 소식이 있다길래 우비를 넣고 다녔는데 흐린 날씨로 구름 지붕을 만들어 주더니, 정말 누가 짜 놓은 듯 빨래가 꾸덕꾸덕 마를 즈음 비가 오는 거야.

싸늘한 숲길의 쾌적함이 아직도 몸에 남아있어.

피곤하기보다는 상쾌한 저녁이야.

식사와 더불어 마신 한 잔의 와인에 벌겋게 익었네. 내 얼굴.

지금 거기엔 옥수수 익고 있겠지.

그걸 향해 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기대해.


안녕 여보!

오늘은 어젯밤에 기침 많이 하던 여인을 걷는 동안 한 번도 못 봤어.

기침을 연달아 하는 것이 미안해서인지 그녀는 복도에 쭈그려 앉아 동영상을 보고 있었지. 처음엔 침낭을 널러 나가다가 문 앞에 있는 그녀를 보고는 당황해서 말을 못 붙였어.

올라올 때 "왜 거기 있어요?" 했으나 귀를 막고 몰두했는지 대답이 없길래 못 듣는 것으로 간주하고 또 지나쳤거든.

침낭을 걷으러 다시 한 번 더 내려가고 올라가게 됐는데 그 때는 내가 아예 모르는 척 했단 말이지.

찬 복도에서 딱딱한 의자에 앉은 그녀가 애잔했지만 어쩔 수 없었어.

그러던 그녀가 다 잠들었다고 생각했는지 10시경 들어와 눕더니 금방 잠들더라고. 기침대신 신음소리를 내면서.

어휴 많이 아프구나. 혼자라서 더 아프겠구나.

카톡에서 자기 울타리 안에서 길을 찾았다는 친구의 소식을 접하면서 울컥했어.

이제 길 위에서 뭇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자는 생각을 해.

나를 중심으로 이어가던 고리를, 펼쳐놓은 세상 안의 나로 보고 들여다 볼 요량인 게지.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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