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산티아고 대성당

오페드로우소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산티아고 대성당

by 신유연향

2023년 6월 8일, 34일차

O pedrouzo(오페드로우소)→ Santiago de Compostela(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거리 : 19.3km

날씨 : 새벽부터 비(최저 15, 최고 25)


새벽 4시

가방 크기가 크면 대성당 출입이 제한된다 하여 가볍게 가방을 꾸렸다.

어둠 속에서 가방을 싸고, 어둠 속에서 옷을 챙겨 입고 어둠 속을 걸어 들어갔다.

오후에 내린다던 비는 새벽부터 요란하게 내리고 있다. 더 어려운 새벽 길이 될 것 같다.

오늘 하루를 위해서 헤드랜턴을 가져왔으나 안타깝게도 방전이 되어 있다. 미리 충전을 하지 못한 탓에 다른 사람을 의지할 수밖에 없다.

헤드랜턴을 장착한 여인에게 매달려 4명이 걷기 시작하였다.

4시부터 5시까지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5시가 넘자 흐릿하게 물체를 분별할 수 있었고, 6시가 넘으면서 바닥의 물덤벙이 조금씩 보인다.

비가 많이 내리지만 비옷으로 무장한 덕분에 몸이 젖거나 신발에 물이 차서 오는 불편감이 없었다.

문제는 바쁘게 출발하는 바람에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출발한 언니였다. 물웅덩이에 철벅여서 신발이 젖고, 비치마를 입지 않은 탓에 물이 흘러내려 양말이 젖는 불편감을 넘어 숨까지 찬 것 같았다.

깜깜한 새벽에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걷는 것은 또 다른 인내를 요구하고 있었다.

19km를 걷는 내내 비가 내렸다.

고지를 앞둔 한 시간 전까지 내리는 비는 그동안의 좋은 날씨에 화룡점정을 찍는 듯, 쉽지 않은 길도 겪어 보라는 듯 새로운 경험을 안겨주었다.

도시가 목전인 지점에서 자매 중 언니가 주저앉았고, 병원에 갔고 아직 소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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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 제주의 15년 된 올레길(437km)과 스페인의 1200년 된 산티아고 순례길(800km) 이 공동완주제를 도입했고, 산티아고 순례길 마지막 관문인 몬테 도 고조(Monte do gozo)에 제주 올레길의 상징인 돌하르방과 간새를 설치했단다.

자칫 지나쳤다는 인식이 들자마자 되돌아가기로 선택한 사람들이 있었다. 무려 1시간이 더 걸려야 하는데 말이다.

그들을 칭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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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6d796b14-da6a-4264-a21d-e0b15cbeffca.jpg?type=w386 34일의 걷기로 크리덴샬 앞 뒷면을 꽉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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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산티아고 데 콤페스텔라이다.

광장을 서성이다가 선물을 사고, 점심 식사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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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내부 사전 탐구

성당 지하에 야고보 성인의 무덤이 있다.

새벽에 출발한 덕에 모든 것이 순조롭다. 줄 서지 않고 야고보의 무덤을 살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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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자리를 잡은 덕에 앞자리에 앉았다.

보타푸메이로가 향 연기를 피우며 그네를 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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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광장이다.

순례자 증명서를 받았다.


지붕투어에 포함된 박물관을 먼저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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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투어이다.

오르는 길에 내려다 본 대성당 모습이 장관이다.

지붕 위의 관람을 끝내기 전 비가 쏟아진다.

빠르게 내려와 카페에서 따뜻한 음식과 커피로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20230608_171135.jpg?type=w773 지붕 가까이 올라가 내려다 본 성당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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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언니의 소식은 9시경, 한국 4시에 왔다.

9시쯤 동생이 전화기 넘어 펑펑 운다. 언니가 위독하다고, 가려 한다고.

걷는 중이었다.

걸어서 언니한테 갈 수는 없었다.

언니를 장례식장으로 모셨고 모레 발인이다.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다.

쏟아지는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옆에 있는 언니들 위로에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후회와 미안함을 들먹이며 어디로도 도망갈 수는 없는 것이니까.

1년간 고생한 언니.

그렇지만 가족들 보살핌을 극진히 받은 언니.

충분했을까?

만족했을까?

그 시간이었을까?

대성당에 앉아 언니를 위한 기도를 올렸는데 무엇을 기도했는지 기억이 없다.

언니가 평안하길, 평화롭길 기도한 것 같은데 잠시 언니만을 위한 기도로 찬 느낌만은 남아있다.

언니는 그때 간 걸까?

언니는 무엇이 됐을까?

나는 혈육도 이렇게 보낼 수밖에 없는 행동을 하는구나.

언니의 임종도 못 본 나는 한없이 염치가 없다.

나는, 나는 어른이 될 수 있기는 한 건가?


언니야.

정말 그랬어?

40일 여정 중 800km 완주를 목전에 둔 시각 언니는 가려 준비한 거야?

9시에 언니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았음에도, 희망을 가질 신호가 필요한 내게, 조금 더 기다려 줄 것 같다는 말이 실려와 실컷 완주의 기쁨을 누리는 기억상실을 준 거야?

언니야. 그리고 대성당에 앉아 미사와 상관없이, 알아들을 수 없는 기도문과 상관없이 나 홀로 언니께 드리는 기도의 순간에 가고 있었어?

향로가 흔들리는 순간 가고 있었어?

그게 저녁 7시 40분이었어?

그래서 발인까지는 14시간 비행에, 기차 이동에, 환승에 들이는 시간으로는 도저히 갈 수 없다는 핑계가 걸맞게 한 거야?

그 핑계로 나머지 시간들을 여기서 사람들과 같이 히히덕거릴 수 있는 염치를 누리게?

언니야 미안해. 고마워.

일정을 시작해서 미안해.

일정을 마치게 해서 고마워.

언니야 옆에서 함께 하지 못해서 미안해. 가는 거 못 봐서 미안해.

언니야 잘 가.

언니야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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