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김조민
노크 소리를 들었다
문을 열면 어둠이었다
예의를 갖춘 이별이었다
누구도 다치지 않을 다정한 인사였고
정성 들인 깨끗한 믿음이었다
변명과 핑계를 만들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고작
한 문장에 담길 시간이었다
등의 곡선을 따라 감싸 안던
팔의 억양을 기억한다
부드럽고 따뜻해서 고마웠던 영원이었다
멀어지는 줄도 몰랐던 구원이었다
착각인 줄도 모르던 함께였다
노크 소리를 들었다
미워하고 싶지 않은 마음
문을 열지 않아도 멀리서 다가오는 기억을 알 수 있었다
고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