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김조민
까마귀가 날아오르는 것을 보았어요
이미 아침은 무거웠고 명백함은 흔들리지 않죠
내일의 할 일들을 하나씩 지울 때마다
의자 밑에 두었던 발등이 조금씩 사라져요
철자와 발음이 맞지 않아 제외된 것들은
세련되지 못한 혼란으로 남아 두리번거리겠죠
단 한 번
쓸모없는 구분에 대해 생각했어요
어제는 연필 끝에서 태어났다가 흐려졌던 함정이었을까요
오늘은 멈추지 않는 것들 위에 놓인 채 각각 떨어지거나 퍼지는 흔적일까요
의심이나 확신의 한가운데
빽빽하게 세웠던 것은 바람이나 흔적
그 어떤 것도 지나가기 위한 것이겠죠
아침에 날아올랐던 까마귀가 피뢰침 끝에 앉아 움직이지 않아요
돌아오지 않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