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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민 Sep 10. 2024

달콤하고 투명해서 위험한 밤이 오고 있어요

Poem

달콤하고 투명해서 위험한 밤이 오고 있어요


김조민



오래 걸리지 않을 거에요 

시계는 가려졌어요

어둠은 잠깐 다녀간 낮의 다른 메모일까요 

불쑥 튀어나왔다가 오래 오래 심심해요      


책상 앞 동그란 창을 통해 달빛이 한 장씩 쌓여요

우리는 냄비를 준비하죠 

밤의 절정이 달콤하게 우러날 때까지 입을 맞춰요

수수께끼가 하나씩 없앨 때마다 반짝

얼굴에서 뿌리가 돋아요

곧 밤이 끝나요

서둘러요      


친절은 태초의 장식물 같은 거라고 했었나요

맞을지도 몰라요

뭉개진 바탕 위에 벗어둔 당신의 퀴네에(Kynee)*     


자잘한 빛들이 슬그머니 웃어요 

달콤해서 위험한 것들, 환상이에요 

위로에 먹히기 전에 준비한 대답을 꺼내 놓으세요

아직 시작되지 않았던 그날의 아침을요 




* 퀴네에(Kynee) : 하데스의 황금투구. 자신의 모습을 감출 수 있다. ‘죽음은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찾아온다.’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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