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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꽃

Poem

by 김조민

검은 꽃


김조민



말에 맞는다


가슴에 검은 멍이 들었다


말에 맞아 든 멍이 검다


그 멍을 탕탕 치다가


검은색 크레파스


검은색 무덤을 그렸다


봉분을 다지고 비석을 세운다


바탕색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탕탕 칠한다


크레파스가 작아지고


비석에 새긴 글씨는 알아볼 수 없었고


가슴이 드러났다


손에 묻은 검정을 마저 가슴에 닦아내고


검은 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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