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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민 Oct 05. 2024

정답을 찾기 위한 몇 가지 비공식 전제

Poem

정답을 찾기 위한 몇 가지 비공식 전제              


김조민


       

약속된 기호 속에 슬픔을 담기로 했지

한 번에 하나씩, 가끔은 조금 더 길게

가끔은 하품이나 불순하게 솟구치는 반성들은

금방 드러나서 재미없는 거짓말이었어      


오늘은

죽었던 어제의 내가 다시 살아나 살그머니

다음 계단 위에 앉았지 네가 그랬던 것처럼

눈을 깜빡, 그걸로 끝     


군데군데 비어 있는 시간 틈새로 얼버무리듯 실수가 채워지고

흩어진 글자들이 모여 그럴듯한 유언이 조립되고

미안, 그러려고 그랬던 건 아니었어     


나이테에 새겨진 내력과 꽃 진 계절의 뻐꾸기와 우기의 그림자와 가난했던 언니의 가방 속처럼 아직도 유효한 어제와 그제와 엊그제와의 이별을 위한 창틀에는 노란 눈동자의 고양이 한 마리      


내일을 꼴깍 삼킬 거야 어제의 표식이 남긴 모호

네가 가위로 오려냈던 것은 존재하지 않았던 이름이겠지만

상상해 봐

어디든 달라붙는 먼지처럼 질문을 건너뛴 정답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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