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김조민
바다가 모래 위에 쌓였다
사람들은 오후 6시가 놓인 바다를 밟으며
두고 온 식탁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하여 사라지는 그림자를 벗어버리고
하나의 저녁이 되었다
아침이 되면 불신의 햇살이
구석의 골목마다 쌓였다
퇴색된 저녁바다가 좀 더 힘을 주며
일어섰다 일어서지만
지난 저녁을 비밀로 가진 몸
시간을 밀며 되돌아 온 그림자
사람들은 기쁜 척 길게 꿈꾸었다 오랫동안
풀이 많은 언덕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친 희망은 오히려 지난 저녁이 그리웠다
바다가 모래를 지나 골목마다 쌓였다
급격한 경사각을 지닌 길을 따라 밀려든 밤은
여기와 저기의 구분 없는 언어였다
비로소 사람들은 한 덩어리가 되었다
바다는 이해를 초월한 평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