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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적은 단어

Poem

by 김조민

잘못 적은 단어


김조민



오래전 묻어두었던 마음에서 싹이 트는지요

요즘 저는 자주 오타를 내곤 해요


잦은 빗금이나 아지랑이들 틈에 섞인 느낌표를

오래 수거하고 있어요


그것들 책상 위에 장식하면

제법 그럴듯한 미소를 짜낼 수 있죠


이제는 그 방법도 잘 먹히지 않아

자주 배가 고파요


그럴 땐 내 몸 어딘가에 무성히 자라고 있는

외로움을 조심스럽게 잘라요


오래전 묻어두었던 마음에서 무엇이 돋아나는지요

오타는 잘못 적은 단어들이죠


자꾸만 상처에 흉터에 눈길이 머문다면

모른 척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공허 위로 사다리를 놓을 수 있을 때까지

나는 잘못 적은 단어들 주위를 서성이고 있을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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