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했다가 아프면 어떡하지?
병이 생긴 후 전 자기의심 속에서 살았습니다.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결과를 전부 내 몸으로 책임져야 할 것 같아서, 조금만 무리하는 것 같아도 아플까봐 몸을 사렸고 혹여 균형이 깨질까 절대 선을 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몸을 살리려 한 행동들이 반대로 제 마음은 죽이고 있었던 것 같아요. 두려움이 가득한 마음으로는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었으니까요. 살기 위해선 아이러니하게도 병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했습니다.
아마 저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자기의심에 빠져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한 발 한 발 내딛는 수밖엔 없더라고요.
그리고 다같이 땀흘리며 산을 오르며 느낀 점은, 어쩌면 우리 사회가 불행한 이유가 바로 힘든 이야기가 없는 SNS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정상에 오른 사진만 있지, 오르는 내내 헝클어진 머리와 욱신거리는 다리는 보여지지 않기 때문에 모두들 무대 뒷편에서 외로운 게 아닐까 하고요.
사실은 우리 모두 자기의심에서 벗어나려 온 힘 다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눈으로 볼 수 있다면, 그럼 조금은 덜 외로울까요?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