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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콩 Mar 28. 2024

서른인데요, 부모님이랑 같이 삽니다(5)-사랑받을 용기





사랑받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막내딸인 데다 약간은 늦둥이로 태어난 저는 참 예쁨을 많이 받고 컸습니다. 특히 저희 아빠는 제가 하는 이야기에 거의 언제나 예스(yes) 맨이셨는데요. 사달라는 것, 해달라는 것은 뭐든 해주려 하셨고 특히 오늘처럼 날씨가 궂거나 귀가가 늦어지는 날에는 꼭 데리러 오시곤 했죠.


그런데, 저는 그런 어른들의 호의가 좋기도 했지만 좀 무서웠어요. 내가 제일 어리니까, 나 말고 다른 식구들이 언젠간 나만 남기고 사라질 것 같았거든요. 마음껏 의지했다가 나중에 외로워질 게 두려워서 어린 마음에도 가족들에게 기대지 않으려 애썼던 것 같아요. 부모가 막내를 예뻐하는 건 함께할 시간이 가장 적기 때문이니까요. 마음껏 의지하고 사랑받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더라고요.



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어요.

나이가 들수록 부모님의 세월이 빠르게 흐르는 걸 더 느낄 수 있어요. 평소엔 관심 갖고 보지 않아서 모르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눈에 들어온 뒷모습은 어느새 너무 작아져 있죠. 그때 깨달았습니다. 부모님께서 주시는 사랑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요. 우리 삶이 유한한 만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으니 받을 수 있을 때 많이 받아두고 또 많이 드리자고요. 생각해 보면 집 밖 세상 어디에서 또 이런 막내딸 대접을 받아보겠어요. 하하.


이러다 언젠가 혼자가 되면? 뭐, 그건 그때 생각하기로 합니다. 그동안 받아둔 사랑을 꺼내먹으며 견딜 수도 있을 것이고, 지금부터 미리 튼튼하게 마음 근육을 연마할 수도 있겠죠. 어쨌든 저는 이제 '언젠가'가 무서워서 도망치며 살진 않을 겁니다.


서른, 30대의 용기에 대한 이야기- 그 마지막은 바로 ‘사랑을 받을 용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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