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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콩 Aug 26. 2022

가을맞이 냉동실 털이,
비건 프렌치토스트 만들기


<류마티스 환자의 채식 식탁>

7번째 이야기 (간단한 비건 베이글 프렌치토스트 레시피 하단 수록)






냉동실 좀 비워줘. 여름엔 넣어야 할 게 많아서.
 




■시작은 냉동실 비우기였다


엄마의 이야기에 마음이 철렁합니다. 잊고 살았던 냉동실의 '언젠가 먹겠지' 했던 것들이 떠오릅니다.


냉동실이란 공간은 참 이상해요. 마치 카오스 같은 이 공간은 현대인의 욕망 창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냉동실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들은 다름 아닌 마트에서 1+1 세일을 하거나 욕심껏 쟁여두었던 식재료들이기 때문입니다. 당장 안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고 먹을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많이 사들였지만, 결국 남는 것들은 냉동실에서 혹한기를 보내다가 유통기한이 지나 버려지곤 합니다. 원래 저는 마음이 아파 잘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었고(어떻게든 먹지 않겠냐는 이상한 의지) 결국 최후의 순간에 엄마가 대신(참다못해) 버려주시곤 했는데요, 이제는 직접 버리고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얼마만큼이 내 과욕이었는지 확인하고, 다음부터는 처음부터 그만큼 적게 사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하기 위해서였죠.





그러한 거창한 결심에도 불구하고 계획적인 소비는 쉽지 않았습니다. 집 바로 앞에 대형마트가 있으면 모를까, 저희 동네는 식재료 마켓이 다양하게 있지 않거든요. 시장도 5일에 한 번씩 섭니다. 그렇다고 온라인 배송업체를 많이 이용하기에는 택배 쓰레기도 많이 나오고 배송비와 할인 때문에 되려 과소비하게 되더라고요.(냉동실이 꽉 찬 데에 택배비 채우기가 아주 큰 공로를 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식이요법 때문에 비건 식재료*를 많이 사는 제 특성상 '쟁여두기'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비건 재료는 파는 곳이 한정적이거든요. 아무 때나 사러 갈 수 없으니 냉동실에 의지해야 했습니다.

*비건 식재료: 동물성 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식품





그리하여 조금씩 조금씩 채워 넣었던 냉동실은 가랑비에 옷이 젖듯 어느새 가득 찼고, 결국 정리를 위해 안 먹던 것들을 꺼내먹게 된 겁니다. (변명이 좀 길었죠?) 뒤적뒤적 안쪽을 꺼내보니 베이글이 두 개 나옵니다. 아, 이 베이글은 비건 쌀 베이글이에요. 베이글을 좋아하는데 이번에 산 베이글은 좀 맛이 없었어요. 원래 먹던 것이 아니었지만 후기가 좋아서 믿고 사봤는데 글쎄, 딱딱하고 짜고 소화도 안되더라고요. 그 상태로 몇 개월 냉동실에 묵혀져 있었는데, 한번 창의력을 발휘해서 업사이클링(!) 해 봅니다.




'그런데 어떻게 처리한담?'







출처 ⓒunsplash
우영우처럼 고래를 띄워 창의력을 발휘해 봅니다.


 




프렌치토스트! 


딱딱해서 소화가 잘 안 되었던 기억이 떠올라 여러 모로 머리를 굴리다가 갑자기 든 생각! 딱딱하고 맛없는 빵일수록 맛있어지는 마법의 요리. 이거라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겁니다. 원래는 계란과 우유 물에 푹 적셔서 버터를 잔뜩 발라 구워 먹는 음식이지만, 제가 먹을 수 있도록 계란과 우유 대신 두부와 두유, 버터 대신 비건 버터로 대체해서 만들기로 합니다.










출처 ⓒunsplash



프렌치 토스트

서양에서는 예로부터 남을 빵을 재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우유와 버터에 빵을 적셔 구워내는 요리법이 보편적으로 존재하였다. 그 최초의 기록은 4~5세기경 로마의 요리책인 《아피키우스(Apicius)》로, 문헌에 따르면 요리는 명확한 명칭 없이 라틴어로 ‘또 다른 달콤한 음식’이라는 의미의 ‘알리테르 둘키아(Aliter Dulcia)’로 명명되었으며, 달걀 없이 우유에 적신 빵을 구워내는 요리로 소개되어 있다.


이와 같은 요리법은 중세시대에 유럽 전역에서 활용되었으며, 다양한 국가에서 비슷한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다. 프랑스의 팽 페르뒤, 독일의 아머 리터(armer ritter), 영국의 푸어 나이츠 오브 윈저(poor knights of windsor), 북미 지역의 프렌치토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그중 프렌치토스트는 그 명칭과 달리 프랑스가 아닌 북미 지역에서 만들어진 음식으로, 일설에 따르면 프렌치토스트는 1724년 뉴욕의 요리사인 조셉 프렌치(Joseph French)가 만든 음식으로 그의 이름을 붙여 프렌치토스트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보다 보편적인 설은 북미 지역으로 이주한 프랑스인들이 만든 요리라는 주장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비건 베이글 프렌치토스트 만들기


아래 블로그 레시피를 따라하였습니다!




~재료~

비건 쌀 베이글 1개(다른 빵 대체 가능, 하드 계열 빵일수록 잘 어울려요)

두유 60ml

두부 40g

전분가루 1큰술(1Tbs=15ml)

소금 한 꼬집

(택) 시나몬가루 약간

토핑: 바나나, 초코칩, 베리 등 약간.





~만드는 법~


1. 두유, 두부, 전분가루, 소금을 넣고 믹서기에 곱게 갈아줍니다.(너무 뻑뻑하면 두유 추가)



2. 베이글을 반 갈라 1번에 푹 담근 후, 팬에 비건 버터(또는 일반 오일)를 둘러 중약불에 구워줍니다.

1번이 좀 남아도 괜찮아요. 구우면서 더 얹어주면 됩니다.




3. 약불에 오래 익히면서 1번을 몇 번 더 얹어주면 부들부들~해져요!





4. 바나나, 시나몬, 베리나 시리얼 등 원하시는 토핑을 얹어 드세요! 메이플 시럽을 조금 뿌려 먹어도 부드럽고 맛있어요 ^^


특히 시나몬은 강추합니다.






만약 단 걸 싫어하신다면, 샌드위치처럼 샐러드를 얹어 드시는 것도 추천해요!

토마토, 루꼴라, 발사믹을 올리면 모닝 토스트가 된답니다 ㅎㅎ












비건으로 프렌치토스트는 처음 해봤는데, 계란 비린내가 없고 폭신한 맛은 그대로인 것이 아주 추천할 만합니다! 특히 간단한데다 비주얼이 예뻐서(데코를 잘 하신다면..) 주말 오전에 기분내기 딱이에요. 며칠 전 벌써 처서였죠? 우리 이제 가을도 오고 있으니, 여름내 냉동실의 묵은 재료들 비워보기 어떠세요?










지난 글 보기

<두유 요거트 만들기, 나만 어려워?>

https://brunch.co.kr/@9cc75e4bd7624ea/73






~류마티스 환자의 일상 더보기~

인스타그램 <작은콩의 류마티스 그림일기>도 보러 오세요! (@small_kong_)

https://www.instagram.com/small_kong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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