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4. 민자는 용기를 내어,
짧게 편지를 썼다.
"오늘 수업 끝나고 도서관에서 만나 - -"
물론 이름도 없었다.
그냥 책 얘기나 하고 싶었다. 그 뿐이다. 그보다 더 큰 희망 같은 건 갖지 않기로 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걸 이미 깨달은 후였다.
"너지?"
단박에 민자를 점 찍으며 그 아이, 현수가 다가왔다.
마주 보며 생글생글, 눈으로 웃었다.
며칠 뒤, 하마터면 자기가 질 뻔 했노라고 현수가 말했다. 이번 주까지 대시가 없으면 자기가 편지를 하려고 했다며 후후 - - 웃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텔레파시가 통하는 거라며 우리는 깔깔거렸다.
민자는 특별활동으로 걸스카웃을 했는데 같은 동아리 친구 영은, 숙자는 현수를 아주 싫어했다.
현수가 역사 선생님이랑 개별적으로 자주 만나는 사이라며, 그런 애는 속을 알 수 없는 애라고 했다. 나중에 현수에게 직접 들은 얘기론 역사 선생님은 엄마의 외사촌 동생이라 했다.
현수 부모가 이혼을 했으며 엄마랑 둘이 살고 있는데, 바람이 난 게 그 엄마라 했다.
민자가 알지 못하는 세세한 사정까지도 숙자가 잘 알고 있었는데, 같은 동네 살고 있고 초등학교 동창이라 했다.
민자는 곰곰 생각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