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4. 현수의 그런 일들은,
현수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으며 책임도 아니었다.
민자가 판단하기엔 친구들 말에 동의 할 수 없었다.
자연 동아리 친구들과 갈등이 생기고, 민자는 스카웃 활동을 그만 두었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고쳐보고자 큰 맘 먹고 가입한 활동이었고, 부모님도 열심히 응원해 주셨는데 - - 봉사활동도 보람 있고 단체 활동도 제법 잘하게 되어 자신감도 붙어가던 중이었다.
친구들 관계가 이상해져, 민자가 가운데 낀 상태로 삼각관계처럼 변했다.
이 친구들도 좋은 친구들이고, 현수는 좋아하는 친구인데 민자는 어쩐지 한편만을 선택해야 할 것 같은 위기감이 들었다.
인간관계란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 다를 수 있다는 게 이상했다.
정말 복잡한 건 싫어 - - 우선 떠오른 생각이었다.
일단 마음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동아리 친구들에게 이별 아닌 이별을 했다.
"아니라고 생각하면 언제든 돌아 와 - - 우린 변치 않아 - -"
말해준건 숙자였다. 영은이도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친구들을 져버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오랜만에 홀가분해졌다.
"나만 따라 와 - -"
현수는 모처럼 활기차게 민자를 이끌고 시내 아주 유명한 음악다방을 갔다.
학생으로서 일탈은 생각 해 보지 않던 민자는 처음 느낀 신세계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어쩐지 현수가 하는 일은 의심에 여지없이 자신도 좋아하게 될꺼라는 믿음이 들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