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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사항

1. 태오

by 김정욱

태오는 털썩, 버스 빈 좌석에 주저앉았다.

이 정도면 오늘도 지친건가 - -


이 때, 어디선가 '끅끅 - - '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맨 뒤쪽 구석에 누군가 잔뜩 웅크리고 앉아있었다.

분명 우는 소리. 터져나오는 울음을 막는 소리 - -

저런 울음을 알았다. 동시에 부럽기도 했다.


태오는 명치에 걸려 있는 울음을 토해내지 못하고 온 시내를, 온 거리를 떠돌고 있다.

몸이 지치고 마음이 너덜거릴때쯤 기어들듯 집으로 찾아든다.

죽지 못해 사는 인생.

태오는 자신이 가엾고 불쌍했지만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버스가 멈추자, 뒷자리 사람이 서둘러 내렸다.

머리를 질끈 동여맨 나이 든 여자. 순간 태오도 벌떡 일어나 하차했다.

여자는 어두운 골목으로 스며들어 쪼그려 앉아 '흐으흑 - -흐으흑 - - ' 흐느꼈다.


'무슨 사연이길래 - - '


태오는 걸음을 멈추고 여자를 보고 있었다.

한참 후, 여자가 털고 일어섰다.

머리를 풀어 다시 동여매고 얼굴을 '툭툭' 토닥였다


"하- - -"


여자는 밤 하늘을 올려보며 큰 한숨을 내쉬었다.


"저 - - 뜨거운 핫 쵸코. 어때요 - -?"


태오는 근처 환하게 불 켜진 카페를 가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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