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순이는,
말이 적고 조용한 며느리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랐다.
지금 벌어진 이 일을 어떻게 마무리 해야 좋을지 어렵기만 했다.
아들은 날짜 같은 건 정하지 말자 했다.
그저 편한 시간이 되면 언제든 오겠다고 했다.
순이에게 그 말은 편해지지 않으면 오지 않겠다는 말로 들렸다.
소리 없이 두 달이 흘렀다.
큰 아들은 이틀에 한 번, 삼 일에 한 번 전화를 했다.
무슨 얘기든지 재미나게 하는 아들은 말 수가 줄었다.
"괜찮으시죠? 아프신데는 없구요?"
엄마를 걱정 해 안 안프냐 물어 봐 주니 눈물이 핑 돌았다.
어느 평일 저녁 시간에 아들이 혼자 들어섰다.
안색이 어두웠다. 말 없이 밥 한 그릇을 비우고 일어서면서 힘 없는 소리로 말했다.
"엄마 - - 그 사람 유산이래 - - "
쿵 - 가슴이 내려 앉았다.
순이는 아들 손을 쓸면서 말했다.
"괜찮다 - - 괜찮아 - - 아이는 또 생긴다 - - "
순간 아들이 사납게 손을 빼면서 잠시 동안 순이를 노려보았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분명 아들은 엄마를 질책하는 기색을 보였다.
아니라고 - - 아니었다고 - - 순이는 믿고 싶었지만 말이 없어도 전해지는 진심 같은 걸 느꼈다.
내 말이 잘못된 것일까? 지금까지 엄마 말에 성질 한 번 내지 않던 아이였는데 - -
'속상하지 - - 힘들었겠다 - - '
그런 말을 먼저 했어야 했나 - - 무엇이 그 아이 맘을 상하게 했을까 - -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