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

by 김정욱

14-23. "조 명자씨 보호자분 -


아들입니다. 잘 생긴 도령입니다"


엄마와 언니는 눈물을 훔쳤다.

명자는 '난 기쁘기만 한데 - - 왜 그럴까' 잠시 의아했다.

과연 아이는 명자에게 하루하루 매번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작은 손, 작은 발, 작은 몸, 몽실몽실, 말랑말랑, 머리꼭지 젖 비린내까지 - - 명자는 처음 겪어보는 순간순간 저 혼자 흥분하고, 저 혼자 행복해 몸을 떨었다.


' 천사같은 이 아이를 - - 정말 - - 내가 낳았다고?'


믿어지지 않았다.

'아가야 - - 자지 마 - - 눈 떠 봐 - - 자지 말고 엄마 좀 봐 - - 엄마 좀 봐 줘 - - "


명자는 아이 발로 자신의 볼을 토닥였다.

그저 신기하고 대견하고 꿈만 같았다.

아이는 또렷해진 눈망울로 이 곳, 저 곳, 명자를 살피며 끊임없이 옹알옹알 말을 걸었다.


'세상에 - - 이렇게 이쁜 아이가 있다니 - - 내 아들이야 - - 내 아들'


자꾸 웃음이 삐져나왔다.

그러나 한편으론 또 다른 생각이 들며 고민에 빠졌다.

이대로 아이가 아빠를 모르게 해도 되는걸까? 이 일로 아이가 상처 받는 건 아닐까?

아이 이름은 별 고민 없이 금방 지었다. '조 명훈' 이름이라도 작은 흔적을 남기고 싶었던 것일까. 지훈이 생각났다. 그러나 금방 머리를 흔들었다.

그 사람은 상관없는 사람. 나와의 인연이 있다면 거기까지.


"도대체 누구냐? 노 지훈이란 사람?"


엄마의 갑작스런 전화에 받자마자, 성 난 목소리다.


"엄마가 어떻게 알아? 그 사람을"

"엊저녁에 집에 왔다. 너 하고 함께 하고 싶다구 - - 내년쯤에 결혼하구 싶다는구나 - - "


결국 그렇게 되었다.

지훈은 이혼 수속중이었고, 아이와 아이엄마는 이미 처가로 돌아갔다.

명자는 몰랐지만 지난 겨울에 결론이 난 상태였다.

명자의 개입이나 의도와는 상관없이 진행된 일이었고, 명자와 상의 할 일도 아니었다.

누군가 보기에는 오해 하기 딱 좋은 상황이었지만 지훈의 결혼생활이 순탄치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명자는 고민에 빠졌다.


'이건 아니야 - - 이건 아닌데 - - '


"오빠 맘 알았어. 알았으니까 우리 함께 살아 - - 그치만 혼인신고 그딴 거는 안 하고 싶어 - - 명훈이 아빠만 해. 아이가 자라면서 상처 받는 건 싫으니 - - "

"알았어 - - 살면서 너도 맘이 바뀔거야 - - 그러면 그 때 가서 해도 되고 - - "


그 해, 겨울부터 명자, 지훈, 명훈. 세 사람은 동거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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