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

by 김정욱

19-23. 우린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세 사람, 따로따로 각자 외로운 섬처럼 살고 있으니 - -

그동안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살아온 잘못일까?

내 의지대로 살아온 결과일까? 돌이켜 봐도 큰 잘못은 한 적이 없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명자는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오빠 - 잘 지냈어? 명훈이가 많이 외로워 해 - - 같이 시간 좀 보내주면 안 될까?"

"내일 갈께. 저녁 먹자 같이"


다음 날, 명자는 명훈에게 맛있는 거 사준다고 외식하자고 문자를 보냈다.


"아니. 바빠요"


바로 답장이 왔다.


"넌 엄마가 밥 먹자고 시간 좀 내라는데 그렇게 말하면 되는거야? 무조건 6시까지 학원으로 와"


명자는 소리치며 전화를 끊었다.

정말이지 아들에게 화내고 싶지 않았다.

6시가 지나도록 아들이 나타나지 않자, 먼저 와 기다리고 있던 지훈이가 명훈에게 전화를 했다.


"어이 - 아들. 잘 있었나? 아빠 배고픈데 밥 좀 같이 먹어주라. 그래그래 - - 거기 거기로 와"


약속이 됐다며 앞장섰다.

명자는 지훈을 따라 나서야 할지 어째야 할지 잠깐 망설여졌다.


"우리 집은 왜 이래요? 엄마는 아빠가 어디 있는지 밥은 먹었는지 어쨌는지 걱정도 안 하구 - - 이건 아니잖아. 엄마가 그렇게 바빠요? 세상에 가족보다 중요한 게 또 있어? 돈요? 그럼 엄마는 돈만 있으면 되겠네 - - 아빠도 필요 없구 나도 필요 없구 - - "


지훈은 묵묵히 앉아있다.

명자도 할 말을 잃었다.


'이건 아니라고 - - 이런 건 아니었다고 - - 어디부터 말을 해야 할까 - - 각자 자존감을 지켜내며 사는 것이 잘 사는거라고 - - 내가 중심이 되는 인생을 사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고 - - 말 할 수 있을까 - - '


명훈은 눈을 마주치지 않고 저 혼자 중얼중얼, 내뱉는 말에 지훈도 명자도 멍해지고 말았다.

그날 밤. 지훈은 잠이 오지 않는다며 전화를 했다.


"이건 니 문제만은 아니야 - - 내게도 책임 있고 - - 잘 생각해 봐. 니 결정에 우리 모두 따라야 하는거야? 나는 그렇다쳐도 명훈이는 무슨 잘못이야? 명훈이 생각은 전혀 안 중요해? 아직도 니 생각만 중요한 거냐구?"

"나도 생각하고 있어 - - 뭐가 잘 못 됐는지 생각하고 있다구"

"이 달 말까지 생각을 말 해줘. 그 담은 내가 알아서 할께"


명자는 학원 일이 시들해졌다.

아이들이 재잘거리는 소리도 시끄럽게만 들리고, 조용히 하라고 자꾸 짜증을 냈다.

명자는 뭔가 변화가 필요할 때가 되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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