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낚시
“사장님. 식사는 하셨습니까?”
“사장은 무슨 - - 형님으로 하라니까”
“네. 형님. 제가 내일 뭘 가져가야 되는지 잘 몰라서 - - ”
“거. 지난번에 산거 있지. 낚시대. 그거만 들고 와. 나머진 내가 가져가니까”
“저는 숟가락만 올리면 되는 겁니까. 아니면 미끼라도 살까요?”
“첨인데 어떨지도 모르고. 아마 미끼 값도 못할지도 모르고 - - 어쨌거나 세월이 가면 자네가 밥상 차리는 날도 올테니 서두르지 말고”
“하하. 맞습니다. 열심히 배워서 얼른 차려 보겠습니다”
일요일 새벽. 6시에 낚시점 앞에서 신사장과 만나기로 했다. 집 안이 조용한 걸 보니 사랑이 녀석은 한 잠 들었는지 기척이 없다. 민준은 사랑이를 깨워볼까 어쩔까 망설이다가 메모를 써놓고 집을 나섰다.
9월. 제법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
신 사장이 몇 번인가 간 적이 있다는 오봉댐 근처, 못으로 향했다. 승용차로 족히 두 시간은 걸리는 곳이다. 오늘 물고기 얼굴은 볼 수 있으려나 - -
집을 나설 때부터 불던 바람이 계속해서 연못물을 흔들고 있다. 신 사장은 오늘은 날씨 때문에 틀린 것 같다면서도 자리를 뜨지 않는다. 낚시를 걸어놓고 차로 한숨 자러 갔다. 술을 즐기지 않는 신사장이나 민준도 멀뚱멀뚱 데면데면 찌와 눈씨름만 하다가 신사장이 먼저 자리를 뜬 것이다. 세월을 낚는 강태공이라니 - - 조용히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이 동네 민물매운탕이 아주 유명해. 아는 사람만 온다구”
“아는 사람만 오면 유명한건 아니네요”
“그러니까 더 좋지. 조용하고 - - 우리끼리 맛난 거 먹을 수 있으니까”
“소문내지는 말아야겠네요. 그럼”
“그렇지. 하하하”
역시 뻑뻑하게 들어간 매운탕거리가 일품이다. 알싸하게 매운 향초까지 더해지니 감칠맛이 그만이다. 술을 좋아하지 않는 민준이었지만 역시 소주가 있어야 했다. 운전을 하는 신 사장은 차를 마시고 민준는 소주 한 병을 거뜬이 비웠다. 오랜만에 느껴지는 후꾼한 기운. 아딸딸한 기분이다.
“동생은 왜 혼자야?”
“15년 전쯤에 갈라섰어요”
“무슨 일로?”
“제가 싫다네요”
“음. 내가 보기엔 동생만한 사람도 없는데 - - 복을 찼구만”
“형님 보시기에도 그렇죠? 저도 제가 아까워요”
“재혼할 생각은 안 해 봤남?”
“잘 안되더라구요”
“딸래미가 있던데 - - ”
“네. 직장 다녀요”
“근데 입양인가?”
“네. 다섯 살때”
“그렇군”
“근데 어떻게 아셨어요. 입양이란 걸?”
“지난번에 보니까 왜 마트에서 말이야. 아저씨. 아저씨 하더만”
“아. 네”
“아깝네 - - 남의 자식만 키워주고”
“내 자식도 크면 남이죠. 저도 마찬가지구요”
“그렇긴 하지. 그래도 핏줄이란 미워하다가도 땡기는 게 있잖아”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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