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사랑
“시간이 잘 가서 좋다구요? 아니면 책 읽기가 좋다구요?”
“둘 다지. 음 - 둘 다”
“오늘 저녁, 어때요?”
“뭐가?”
“저녁 데이트”
“나야. 언제나 오케이지”
“그럼, 오늘 뭐 드시고 싶으세요?”
“음 - - 입맛도 새로운 걸 개척하고 싶구나”
“오. 바람직해요. 아저씨. 짱”
“니가 골라라. 난 괜찮으니 - - ”
“넵. 톡 할께요”
“그래”
사랑의 데이트 신청까지 받아 놓으니 오늘 기분은 짱이다. 역시 사랑은 민준의 비타민, 엔돌핀이다. 도서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둥실둥실 날아간다. 번잡스러운 걸 싫어하는 민준의 성향에도 딱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사서나 되는 건데. 쓸데없는 때늦은 후회다.
사랑이가 데려간 집은 피자집. 직접 화덕에 구운 피자란다. 시원한 흑맥주까지. 도우가 아주 두툼하니 쫄깃하고 맛있다. 민준이 평소 좋아하는 천연효모빵 맛을 닮았다.
“아하. 오랜만에 먹으니 정말 맛있네. 아저씨는 어때요?”
“나도 좋구나”
“근데 밥은 언제 먹냐 이러시는 건 아니겠죠? 헤헤”
“음 - 깔끔한 물냉면이 생각나기는 하지만. 배는 부르고. 시원한 맥주가 있으니 됐다”
“저 쪽 사거리에 새로 오픈한 커피숍 가 볼까요? 우리가 커피를 마셔줘야 그 집 장사가 잘 되지 않겠어요?”
“음. 그래. 그냥 응원하는 것 보다 그런 마인드가 더 좋구나”
“헤 - - 제가 말이 좀 많죠? 아저씨하고 있을 때만 그래요. 딴 사람들은 제가 과묵하대요”
“사랑의 본 모습을 모르는군”
“아는 사람만 안다는 - - 헤헤”
커피숍 이름이 ‘사바나‘ 술집이나 클럽 이미지가 있지만 주인 맘대로니 탓 할 일은 아니다. 100평정도 되는 공간이 탁 트여있다. 중간에 가림 막도 없고 은밀한 자리도 없다. 깔끔한 블랙톤에 심플하다. 어쩐지 주인의 취향이 엿보이는 인테리어다.
“아. 좋다”
자리에 앉으면서 사랑은 감탄 연발이다.
“난 오밀조밀 그런 거 싫은데, 와 여기 딱 내 취향이다 - - ”
“니가 주문하고 와라. 난 아메리카노. 핫”
“아이스 아니고요?”
“실내가 시원하면 핫이야”
“아. 네 - - ”
사랑은 달그닥 거리며 얼음을 올려 우두둑 깨먹는다. 역시 젊구나. 차가운 맥주에 차가운 커피라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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