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9. "에이. 아무 소리도 안 들리잖아"
"아냐, 아냐. 탁 탁 치는 소리가 나는 거 같은데. 왜-- 도발진주 걸핏하면 지휘봉으로 책상이고 어디고 치잖아"
"진짜? 소리가 난다고?"
한참동안 설왕설래, 문 밖에서 야단을 하고 있던 애들은 미자의 독촉을 받고 우르르 밖으로 몰려 나갔다.
음악실은 작은 운동장 한 켠에 체육관하고 같이 붙어 있었는데, 체육관으로 들어가서 음악실로 들어가는 구조였다. 분명 처음엔 다른 용도로 쓰였다가 음악실로 개조한 모양새였지만 나름대로 시끄러운 수업끼리 따로 또 같이 할 수 있었다.
미자를 포함한 대여섯 명의 아이들은 작은 운동장으로 나서자 너무도 청명한 하늘과 마주했다.
그렇다. 새파란 아- -주 새파란 스카이 블루- - -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을 올려보며 다같이 소리쳤다.
"아- - - - -좋다! 너 - - - 무 좋다! - - --"
합창하듯 이구동성. 깊어진 하늘에 손 벌리며 모두 빙글빙글 돌았다.
좋은 날, 좋은 시간. 순백의 기쁨. 함성이었다.
"어? 순자 아니야?"
"어디? 어디?"
체육관 입구에 순자가 나타났다.
순간 아이들은 몸을 사렸다.